[인구와미래] 대한민국에서 청년으로 산다는 것
2022년 20대 사망률 3.5% 더 높아져
2040년 청년 비중 14%까지 추락
주거·취업·결혼… 팍팍한 삶에 고단
10월31일 주민등록 인구 기준 대한민국의 청년 수는 1024만5047명이었다. ‘청년정책 기본법’에 따르면 청년 연령 기준은 19세부터 34세까지인데, 해외 대부분 국가에서 청년정책의 대상은 10대 후반과 20대 초반 정도로 우리보다 낮은 연령이고 기간도 짧다. 청년기를 청소년에서 본격적 성인으로의 이행기라고들 하니, 우리나라 청년들의 이행기는 매우 늦고 긴 기간인 셈이다. 그만큼 대한민국의 청년들은 고단하게 ‘어른’이 되어간다.
지방 청년들이 서울로 들어오는 입구 역할을 하는 신림동이 소재한 관악구는 20~34세 1인 가구 비율이 약 49.7%로, 전국의 21.0%나 서울의 27.6%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강남 등 일자리가 있는 지역과 가깝고 주거비가 싼 이곳에 몰리기 때문이다. 좋은 일자리를 찾아 서울로 온다고 하지만 관악구에 거주하는 청년들 일자리가 그리 좋은 것만은 아니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원룸촌이 이를 증명한다. 한편 지방에 남은 청년들은 인구 유출로 인한 경기침체와 지역 활력 감소, 생활여건 약화 등과 같은 문제들과 마주해야 한다.
작년 전국의 20~34세 청년 중 남녀 모두를 합해 약 25만명이 결혼했는데, 이는 15년 전인 2006년의 약 51만명에 비해 절반 이상 줄어든 수치다. 청년 인구의 감소와 청년의 혼인 회피가 결합된 결과이다. 우리나라에서 혼인 감소는 출산 감소로 이어지는데, 작년 20~34세 여성이 낳은 아이의 수는 16만9000명으로 15년 전에 비해 42.8% 수준으로 감소하였다. 이러한 출산 감소는 앞으로 우리 사회의 발전과 통합을 위협하는 심각한 위험 요인이 될 것이다.
작년 한 해 동안 19~34세 청년 인구에서 469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특히 20대 사망자는 2778명이며, 그중 남성이 1783명으로 여성보다 1.8배 정도 더 많았다. 20대 전체의 사망률은 10만명당 41.4명이었고, 여성은 31.2명이었다. 20대의 주요 사망 원인은 자살, 운수사고, 암 순이었다.
앞서 말한 10월31일 주민등록 통계의 청년 수는 실제 인구와는 차이가 존재한다. 여러 요인 중 하나로 10월29일 이태원에서 발생한 100명 넘는 청년 희생자의 수가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 희생자들의 수가 반영된다면 아마도 2022년 20대의 사망률은 약 3.5% 더 높아질 것이고, 특히 여성은 7% 정도가 늘어나 33.4명이 될 것이다. 사망 원인도 ‘기타 외인에 의한 사망’이 3위로 새롭게 등장할 것이다. 작지 않은 인구학적 상처를 만들었고, 대한민국에는 더 큰 상처로 깊게 남아있을 것이다. 그날 밤 100명 넘는 청년들은 엄청난 고통과 두려움 속에서 한참을 버티다가 희생자가 되어 떠났고, 우리 모두는 생존자로 남게 되었다. 떠난 이들에게 너무 죄스럽고, 대한민국의 고단한 청년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서울대 보건대학원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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