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근의플랫폼경제] 이태원 참사와 위험관리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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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9, 30일 젊은이의 거리 이태원에서 150여명이 하늘의 별이 되었다.
사고 후 대응도 많이 미흡했지만 미리 예견 가능했던 재난이었다는 목소리가 높다.
13만명이 몰린 곳 중에서도 가장 밀집도가 높은 곳이 어디인지 파악해 현장 재난대응팀에 전달했다면 가장 심각한 곳부터 먼저 대처할 수 있었을 것이다.
미국의 경우 재난 위기관리를 전담하는 국토안보부와 연방재난관리청을 설립하여 국가 재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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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재난플랫폼 제 역할 못해… 재정립 시급
이들은 대부분 최근 기승인 마약 단속 등을 위한 치안활동 차원에서 동원되었기에 축제를 즐기는 시민들 관리에는 소홀했던 것으로 보인다. 사고 4시간 전부터 이태원과 관련한 신고가 11건 접수되었다. ‘인원이 너무 많으니 통제를 요청한다’는 내용이었다. 경찰은 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였고 결국 29일 밤 10시15분 소방에 첫 신고 전화가 접수된 뒤에야 다급히 대응하기 시작했다. 초기의 안일한 대응이 대형 참사를 초래했다.
이제 위험을 위험으로 제대로 인식할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의 ‘위험관리 플랫폼’이 필요하다. 현재 운영 중인 재난 관련 플랫폼으로 ‘국민재난안전포털’이 있다. 이곳에서 각 지자체, 정부 부처가 공지하는 재난안전 및 상황 정보를 한눈에 열람할 수 있다. 또 각 안전시설 및 재난 발생 시 국민 행동 요령 등 매뉴얼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컨트롤타워의 역할은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사실상 유명무실한 플랫폼이다. 행정부처와 공공기관에 이러한 플랫폼은 수도 없이 많다.
이번 이태원 사태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경찰에 들어온 민원 전화는 11건이었지만 용산구청,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서울종합방재센터, 다산콜센터 등에 걸려온 민원 전화의 수는 분명 평소보다 많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민원 전화를 종합할 수 있는 플랫폼이 존재했다면 수월하게 위험을 파악한 뒤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다. 민원 숫자를 시계열로 나열한 다음 이상치 탐색 알고리즘들을 적용하는 것이다. 위험 파악 단계에서 이런 정보들을 손쉽게 종합할 수 있다면 더욱 빠른 사고 대응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인파의 정확한 파악을 위해 이동통신사 기지국 정보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13만명이 몰린 곳 중에서도 가장 밀집도가 높은 곳이 어디인지 파악해 현장 재난대응팀에 전달했다면 가장 심각한 곳부터 먼저 대처할 수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KT는 올해 9월부터 서울시에 5분 단위로 기지국 정보를 가공한 실시간 인구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이 데이터를 활용해 서울시는 50여개 주요 지역의 인구 혼잡도를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플랫폼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행정일 것이다. 미국의 경우 재난 위기관리를 전담하는 국토안보부와 연방재난관리청을 설립하여 국가 재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응급상황 발생 시 정보의 빠른 공유를 위해 각 부처에 팀을 파견하는 등 통합적 재난대비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다만 우리는 아직 미국만큼의 국가 재난 컨트롤타워 기능이 확립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재난의 규모, 지속성 등을 고려해 적절한 수준의 총괄 조정기능을 담당할 수 있는 조직체계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이태원에서 아스라이 사라진 고운 그대들이여, 떠나간 곳에서는 안식을 취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 드린다. 부디 평온하시길….
이상근 서강대 게임·평생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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