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손 놓지 않았다면"…트라우마 시달리는 생존자들
[앵커]
이태원 참사는 생존자들에게도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살아남았다는 안도감보다는 '나만 살아남았다'는 자책감에 큰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건데요.
소재형 기자가 직접 만났습니다.
[기자]
이태원 참사 생존자 권기범 씨는 이번 참사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습니다.
몰려드는 인파 속에서 가까스로 잡고 있던 여자친구의 손을 놓쳤고, 결국 이게 그들의 마지막이 됐습니다.
<권기범 / 이태원 참사 생존자> "우울감이 너무 심해서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같이 가서 같이 그렇게 됐는데 저만 살아서. 괜히 죄책감도 많이 들고. 자꾸 그 얼굴이 생각나요. 그래서 정신과 다니고 있고."
미국인 생존자 메디슨 씨도 참사 이후 이따금 몰려드는 불안감을 견디기 힘듭니다.
<메디슨 / 이태원 참사 미국인 생존자> "(참사 뒤) 더 감정적이게 됐고, 가끔씩 울컥하는 마음입니다. 어제 병원에 갔는데, 엘리베이터가 붐벼서 굉장히 불안했습니다."
이 같은 정신적인 충격은 참사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만의 일은 아닙니다.
같은 또래의 죽음에 학생들은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김아영 / 한양대 학생> "저도 잠을 못 자고 주변에도 잠을 잘 못자는 친구들이 많은 걸 볼 수 있었고, 다들 우울하고 다운된 분위기를 느낍니다."
희생자들과는 일면식도 없지만, 분향소를 보기만 해도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민연지 / 한양대 학생> "분향소가 차려져 있으니까 학교를 지나가다 보면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기분이 다운되기도 했고, 눈물 날 때도 조금 있었던 거 같아요."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이 떠난 빈자리…이제 치유와 회복이 사회적 과제로 남았습니다.
연합뉴스TV 소재형입니다. (soja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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