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美 민주당 선거 승리 일등공신 ‘교외 백인 여성층’의 변심
“낙태 이슈 중요성 희석돼...역시 경제가 중요”
미 연방 하원의원 전원과 상원의원의 3분의 1을 새로 뽑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지지율이 막판 상승세를 타는 가운데, ‘캐스팅 보터(casting voter)’로 떠오른 교외 백인 여성(White suburban women)들이 기존 민주당 지지에서 대거 공화당 지지로 옮겨간 것으로 2일(현지 시각) 나타났다. 유권자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이들 여성들은 4년 전 중간선거 때 민주당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들은 최근 날로 악화되고 있는 경제 상황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22~26일(현지 시각)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당신의 삶을 나아지게 할 수 있는 경제 정책을 가진 당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응답자 50%가 공화당이라고 대답했다. 민주당이라고 대답한 비율은 35%였다. 지난 8월 조사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48%로 공화당(35%)에 13%p나 앞섰는데 흐름이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교외 백인 여성들은 54%가 ‘미국이 이미 경기 침체에 빠졌다’고 대답했고 74%는 ‘경제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응답했다. 지난 8월 조사에서 경기가 침체기에 접어들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43%, 경기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59%였다.
WSJ는 “백인 교외 여성 유권자 층은 민주당이 지난 2018년 교외 지역에서 연방 하원 40석 이상을 획득하고, 하원 다수당을 차지하도록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던 세력”이라며 “이 때문에 지난 6월 ‘낙태권 폐기’ 이슈가 불거지자 민주당원들은 이들 유권자 층이 민주당을 지지할 것이라고 낙관했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들은 이번 조사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로 34%가 ‘물가 상승’을 꼽았다. ‘낙태권 폐기’라고 응답한 비율은 16%, 민주주의 위협이라고 대답한 비율은 28%였다.
이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 전·현직 2024년 대선 ‘리턴 매치’ 가상 대결에서도 트럼프를 선호했다. 이번 조사에서 교외 백인 여성의 52%는 트럼프에게 투표하겠다고 대답했고,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하겠다는 비율은 41%였다. 3개월 전 조사에선 55%가 바이든에게, 39%가 트럼프에게 투표하겠다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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