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반인도 범죄' 라이베리아 전직 반군에 종신형 선고

현혜란 2022. 11. 3.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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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법원이 2일(현지시간) 라이베리아 내전 중 반인도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전직 반군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고 AFP, AP 통신이 보도했다.

1993∼1994년 라이베리아 반군을 이끌었던 쿤티 카마라(47)는 민간인을 살해한 것도 모자라 식육을 하고, 소속 부대원의 성폭행과 고문을 허용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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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1994년 민간인 살해·식육·고문 등 잔학 행위 저질러
내전후 네덜란드 거쳐 프랑스로 도피…佛 보편적관할권 행사
쿤티 카마라 전 라이베리아 반군 지역 사령관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프랑스 법원이 2일(현지시간) 라이베리아 내전 중 반인도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전직 반군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고 AFP, AP 통신이 보도했다.

1993∼1994년 라이베리아 반군을 이끌었던 쿤티 카마라(47)는 민간인을 살해한 것도 모자라 식육을 하고, 소속 부대원의 성폭행과 고문을 허용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은 당시 스무 살도 채 안 됐던 카마라가 민간인을 상대로 체계적이고 집단적인 고문과 반인도 행위에 공모했다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여 카마라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카마라는 찰스 테일러 전 라이베리아 대통령이 이끄는 라이베리아 애국전선(NPFL)과 맞서는 반군 라이베리아 민주해방운동(ULIMO) 소속 지역 사령관이었다.

카마라는 내전 중 군인 80여명을 이끈 지역 사령관이었음을 인정했는데, 이는 테일러 전 대통령에 맞서 자신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스스로를 옹호했다.

1989∼2003년 내전이 끊이지 않았던 서아프리카 라이베리아에서는 이 기간 누적 25만명이 목숨을 잃었고 집단 학살, 성폭행, 고문과 같은 잔학 행위가 빈번하게 일어났다.

전쟁이 가져온 혼란 탓에 물적 증거가 없어 이번 재판은 피해자와 목격자 증언에 의존해야만 했다. 프랑스 경찰은 라이베리아에 가서 목격자를 면담했고, 이중 약 15명이 파리에서 증언했다.

카마라가 이끌던 부대 소속 군인에게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는 법정에서 자신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상황을 생생하게 증언하다가 울음을 터뜨렸고, 끝내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라이베리아 민주해방운동(ULIMO) 반군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카마라에게는 민간인 2명을 살해하고 식육한 혐의도 적용됐다. 집단 살해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카마라가 다른 군인이 도끼로 꺼낸 피해자의 심장을 먹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카마라는 민간인들을 붙잡아놓고 물과 음식도 주지 않은 채 발전기, 음식과 같이 아주 무거운 짐을 나르게 하는 등 비인간적인 환경에서 강제 노동을 시킨 혐의도 받고 있다.

카마라는 이날 선고에 앞서 자신은 그저 군인이었을 뿐이라며 결백을 주장했고, 카마라의 변호인은 증거 부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카마라는 1997년 1차 내전이 끝났을 때 라이베리아를 떠났고, 이후 네덜란드에 자신이 라이베리아 반군 소속이었다는 과거를 숨긴 채 망명을 신청했다.

네덜란드 시민권을 받은 카마라는 이후 12년 동안 네덜란드에 살다가 당국이 자신의 과거 범죄 행위를 눈치채기 시작하자, 벨기에를 거쳐 프랑스로 도망쳤다.

빈인도범죄 피해자를 돕는 스위스 인권단체 '시비타스 막시마'는 카마라를 고발했고, 결국 카마라는 2018년 프랑스 파리 인근에서 체포돼 당국의 조사를 받아왔다.

시비타스 막시마 측은 라이베리아에서는 전쟁범죄를 전혀 처벌하지 않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자신에게 벌어졌던 일을 법정에서 증언할 기회가 없다고 설명했다.

프랑스는 반인도 범죄와 고문 등에 대해서 보편적 사법 관할권을 인정하기 때문에 프랑스 밖에서 벌어진 잔혹 행위에 대해서도 수사, 기소, 재판할 수 있다.

오렐리 벨리오 프랑스 검찰은 법정에서 "역사적인 평결로 프랑스는 반인도 범죄를 저지를 사람들의 마지막 피난처가 될 수 없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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