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산재에도 환경미화원 근무 환경 그대로
[KBS 광주] [앵커]
환경미화원이 쓰레기 수거차량 뒤에 매달려 수거 작업을 하는 모습, 많이들 보셨텐데요.
차량 뒤에서 매연을 마시며 일하다 보니 폐암에 걸리는 미화원이 늘고 있습니다.
정부가 4년 전 차량 배기관 방향을 바꾸라고 지침까지 만들었는데요,
지침의 강제성이 없어 환경미화원의 근무 환경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김지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새벽.
환경미화원들이 차량에 매달렸다가 내렸다를 반복하며 쓰레기를 수거합니다.
불과 20m 간격으로 쓰레기가 있다 보니, 좌석에 앉지 못하고 차량 뒤 발판에 서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문제는 배기관 방향이 뒤쪽이라 미화원들이 매연을 마시면서 일한다는 겁니다.
[A씨/환경미화원/음성변조 : "목이 칼칼하다던가 매스껍다는 이야기들을 자주 합니다. (배기관 방향이) 뒤로 되어있다 보니까 매연을 마시고 싶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표면적으로 마실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이유로 폐암 산재를 인정받은 미화원만 전남에 5명이고, 이 가운데 순천에서 일하던 미화원 1명은 투병 끝에 결국 숨졌습니다.
실제로 고용노동부가 조사한 폐검사 보고서에 따르면 환경미화원의 폐기능 장애 발생률은 19.4%로, 광산 근로자보다도 높았습니다.
환경부는 친환경 차량으로 교체하거나 배기관 방향을 바꾸도록 권고했지만, 강제성이 없어 자치단체는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폐암 산재가 인정된 순천, 함평, 해남 등 3곳만 일부 청소 차량의 배기관 방향을 바꿨습니다.
[이윤근/노동환경건강연구소장 : "(지자체는) 예산 문제 때문에 안 된다는 것들이 있죠. 각 지자체의 조례에 차량 발주 시 차량 배기 연통의 위치에 대한 표준 지침을 아예 조례로 만드는 게 필요해요."]
또, 환경 미화 업무를 민간 용역업체에 넘긴 자치단체가 많아 배기관 방향 전환이나 친환경 청소차 도입은 더욱 쉽지 않습니다.
환경미화원들의 폐질환 산재 발생이 매년 증가하는 만큼 안전한 작업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강제성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김지선입니다.
촬영기자:정현덕
김지선 기자 (know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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