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임금에 고된 필수 노동…“쉴 권리도 없어요”
[KBS 부산] [앵커]
KBS가 연속 보도한 필수 노동자들을 처음으로 설문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코로나19와 같은 재난 상황에서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을 하지만, 노동 환경은 열악했는데요,
쉴 권리라도 제대로 찾게 해 달라는 요구가 많았습니다.
보도에 황현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보건과 돌봄, 운송, 청소분야에서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을 하는 필수 노동자.
부산노동권익센터가 지역 필수 노동자 천2백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습니다.
응답자의 근로계약 형태를 보면 정규직 39%, 계약직 36%, 무기 계약직 11%대 순으로 고용이 불안정한 비정규직이 많았습니다.
일하며 가장 힘든 점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낮은 임금이 23%, 높은 노동 강도와 장시간 노동이 22%로,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면 업무를 하며 겪는 감정 노동의 어려움을 호소한 응답도 13%대로 나타났습니다.
[초의수/신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돌봄이라든지 보건의료는 일반 국민과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분들에게 바로 노출돼 있기 때문에 고객의 갑질 문제를 굉장히 높게 들고 있습니다."]
쉴 권리를 보장받는지도 물었습니다.
휴게 시간 정도에 대한 부정적인 답변이 33%대로, 응답자 3명 중 1명꼴로 제대로 쉬지 못했습니다.
특히 요양보호사 등 돌봄 분야에서 쉴 권리가 없다는 응답이 절반 정도에 달했습니다.
[시설 요양보호사/음성변조 : "어르신 침대 밑에 거기서 그냥 대기하고, 왜냐하면 자기 시간대에 사고가 안 나야 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이건 휴게라고 볼 수가 없는데…."]
응답자의 25% 정도는 병가제도가 없다고 답했고, 병가를 쓰더라도 무급 처리한다는 응답이 25%에 달해 아파도 마음 놓고 쉴 수 없는 필수 노동자들이 많았습니다.
지원 정책에 대해선, 과로를 막고, 쉴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인력 충원과 대체 인력 지원을 요구한 응답이 30%, 과도한 업무 수준에 맞는 수당 등 보상 체계가 필요하다는 응답도 16%에 달했습니다.
부산시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제도 개선 등을 통해 필수 노동자를 보호하고 지원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그래픽:김명진
황현규 기자 (tr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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