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올 거지?…기다릴게, 캡틴

안와골절로 수술대 오르는 손흥민…월드컵 출전 불투명

‘비상’ 벤투호, 월드컵 대안은?
전력의 핵심 ‘대체불가 존재감’
‘공격 플랜 B’ 준비해야 하지만
황의조·황희찬 등 부진 치명적
엔트리 넣어놓고 상황 지켜볼 듯

한국 축구대표팀 전력의 핵심이자 ‘캡틴’인 손흥민(30·토트넘)이 안와골절 진단을 받고 수술대에 오른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개막이 3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대표팀에 빨간불이 켜졌다.

토트넘은 3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이 골절된 왼쪽 눈 부위를 안정시키기 위해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며 “수술 뒤 손흥민은 구단 의무진과 함께 재활에 들어갈 것이다. 추가 사항은 적절한 시기에 알리겠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2일 마르세유(프랑스)와의 2022~202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D조 최종전에 선발 출전해 전반 23분 마르세유 찬셀 음벰바와 공중볼 경합을 하는 과정에서 안와 부위를 강하게 부딪히고 쓰러졌다. 검진 결과 최악인 ‘골절’ 판정을 받았다. 수술 뒤 재활 기간을 얼마나 가져야 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월드컵 본선이 보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손흥민의 출전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린다고 해도 제대로 활약할 수 있을지 매우 불투명하다.

손흥민은 두말이 필요없는 대표팀의 핵심이다. 대표팀 전력의 절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김대길 경향신문 해설위원은 “손흥민을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가 이번 월드컵에서 16강을 기대하는 것도 손흥민이라는 세계 정상급 공격수가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도 “손흥민의 존재만으로 상대는 전술적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손흥민이 없다면 상대는 자신들이 원하는 경기 운영을 가져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월드컵 첫 경기 24시간 전까지 부상 선수는 엔트리를 교체할 수 있어 파울루 벤투 감독은 일단 손흥민을 최종 엔트리에는 포함시킨 뒤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벤투 감독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손흥민이 경기에 나설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플랜 B’를 준비해야 한다.

손흥민은 그동안 대표팀에서 전방이나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서면서 자유롭게 움직이며 공격 전술에 유연성을 가져다 줬다. 손흥민이 이탈하면, 그 자리를 채워야 하는 전방과 2선 자원들의 어깨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원톱 자원인 황의조(올림피아코스)가 최근 부진에 시달리고 있어 고민은 더 커진다. 손흥민이 빠질 경우 전방은 황의조 혹은 최근 컨디션이 좋은 조규성(전북)이 지키고 왼쪽 측면 공격수 자리에는 황희찬(울버햄프턴)이 대체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은 “황의조의 경기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 투톱을 쓰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다. 전술적으로는 전방 공격 숫자를 좀 더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은 손흥민의 이탈로 활동량이 많고 압박이 좋은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의 존재감이 중요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4-4-2 전술을 쓴다면 중앙에 2명밖에 없는 미드필더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 한 명이 필요하다”며 “정우영이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다. 전방에 황의조와 정우영, 또는 조규성과 정우영 조합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 위원은 “벤투 감독은 손흥민을 무조건 뽑는다고 본다. 심지어 벤치에만 있는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손흥민이 벤치에서 선수들을 리드해주는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