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미안하단 말 밖에…'이태원 참사' 6일째 밤까지 추모 열기(종합)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엿새째인 3일 늦은 밤에도 서울 도심 곳곳에 차려진 합동분향소와 추모공간에는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발길이 이어졌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도 이태원역 1번 출구 추모공간에는 100여명의 시민들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모여들었다.
곳곳에 붙은 메모지를 하나하나 읽으며 가슴을 치고 역으로 내려가는 추모객들도 보였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추모하며 터지는 눈물…쉽게 발걸음 못 옮기기도
(서울=뉴스1) 박재하 유민주 박우영 임세원 권진영 기자 =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엿새째인 3일 늦은 밤에도 서울 도심 곳곳에 차려진 합동분향소와 추모공간에는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발길이 이어졌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도 이태원역 1번 출구 추모공간에는 100여명의 시민들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모여들었다. 시민들은 꽃과 술, 초콜릿 등을 놓고 가거나 악기를 연주하고 추모곡을 부르는 등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한 추모객은 준비해온 꽃다발과 안에 붙여둔 추모글은 현장에 조용히 내려놓은 뒤 슬픔에 잠겨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차마 사고 현장에 가까이 다가가지 못해 먼발치에 서서 두손 모아 눈감고 기도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곳곳에 붙은 메모지를 하나하나 읽으며 가슴을 치고 역으로 내려가는 추모객들도 보였다.
'추모자원봉사' 리본을 단 자원봉사자들은 바닥에 버려진 쓰레기를 치우고 추모객들이 놓고간 꽃을 가지런히 정리했다. 이들은 오후 한때 빗방울이 떨어지자 비닐을 덮어 추모공간을 보존했다.
전날처럼 오후 6시34분쯤에는 경찰의 '부실대응'을 비판하는 침묵 시위도 열렸다. 시위에 참여한 김창인 청년정의당 대표는 "8년전 청년들이 세월호를 보고 도대체 국가가 바뀐 게 무엇이냐"며 "도대체 청년들이 왜 죽어야하는가"라고 말했다.
추모를 하며 눈물을 흘리는 시민들도 있었다. 고등학생 연모군(17)은 "이건 단순히 사고가 아니라 인재다"며 "돌아가신 분들에게 너무 미안하다"며 울먹였다.
퇴근하면서 이태원역을 들렸다던 40대 양정규씨는 "직접 와보니까 감정을 주체하기가 어렵다"며 "아이가 셋이나 있는데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냐"며 눈물을 흘렸다.
추모의 열기는 도심 곳곳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도 이어졌다. 이날 서울광장 합동분향소에서 만난 박모씨(여·50대후반)는 "호주에 살고 있는데 어제 한국에 도착한 뒤 분향소로 먼저 달려왔다"며 "핼러윈 때마다 이태원에 수만명이 모인다는데 이번에 대비가 부족했던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참사 직전까지 현장에 있었다는 덴마크인 한센(49·남)도 분향소를 방문해 "해밀톤호텔 골목에 숨 쉬기가 어려울 정도로 사람이 많아 사고 20분 전에 현장을 벗어났다"면서 "살면서 그렇게 많은 사람이 밀집한 것은 처음 봤는데 거기 경찰이 거의 보이지 않아 놀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어머니와 함께 합동분향소를 찾은 남소울군(13)은 "꼭 핼러윈이 아니라도 사람이 많이 몰리면 다음에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 것 같다"고 걱정했다.
이날 분향소와 추모공간에는 다문화불교연합회와 한국불교종단협의회 등 종교인의 발길도 이어졌다.
녹사평역광장 합동분향소에서 만난 배천직 희망브릿지구호모금본부 본부장은 "유가족에게 간식, 생수, 마스크, 빵 등을 제공하고 있다"며 "출근하기 전에 예를 갖추기 위해 잠시 분향소를 들렀다"고 말했다.
참사 이후를 생각해보자는 목소리도 있었다. 서울광장 합동분향소에서 만난 정윤진씨(36·여)는 "이번 사고를 빠르게 묻고 넘어가는 것보다 우리 사회의 안전 문제를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그저 남의 일로 여기지 말고 시민 사회가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점을 이해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jaeha67@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2살 아이 데리고, 고3 제자와 불륜 여교사…"속옷엔 체액까지" 충격
- 연쇄살인마 유영철 "밤마다 희생자 귀신들 나와 잠 못자" 괴로움 호소
- "모텔 잡으란 최민환, 업소 익숙…성매매 강력 의심" 성범죄 변호사도 충격
- 브로치만 1억5000만원…지드래곤, 억 소리나는 '유퀴즈 패션'
- 23기 정숙, 조건만남 빙자한 절도범? '나솔' 측 "확인 중"
- 지하철서 맞은편에 불빛 쏜 노인…"젊은 여성 상대로만 하는 듯"[영상]
- "트리플스타에 37억 전셋집도 해줬는데…지인들과 잠자리 요구" 이혼 전말
- '나솔' 23기 서울대 영식 "항상 26살 여친만 만나…꿈 있는 나이가 좋아"
- 길가는 여성 '바짝' 쫓은 남성…"저 사람 이상하죠?" 따라가 지켜준 시민[영상]
- "카페한다는 말에 '물장사'라 비하한 남친 부모…바로 헤어졌다" 분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