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 낮고 견제 심리 ‘현직의 무덤’…이긴 건 클린턴·부시뿐
사실상 현 대통령의 국정 평가
하원 지면 남은 임기 동력 상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정치는 새로 취임한 대통령이 주요 국정 과제를 뒷받침하기 위한 입법을 밀어붙이다 의회에서 강력한 반발에 부딪히고, 중간선거에서 야당에 패배하는 패턴이 반복돼 왔다.
미국 역사학자들은 대통령과 집권당이 연방 하원 의석수를 늘렸는지를 중간선거 승리의 기준으로 삼는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에서 치러진 총 19번의 중간선거 가운데 하원 의석수를 전보다 늘리는 데 성공한 대통령은 1998년 빌 클린턴과 2002년 조지 W 부시 등 두 명에 불과하다. 클린턴 대통령이 1998년 중간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미국 경제가 워낙 활황이었고, 모니카 르윈스키 사건을 빌미로 한 공화당의 탄핵 공세에 대한 역풍에 힘입었다는 분석이 많다. 2002년 중간선거는 직전에 터진 9·11테러라는 국가적 위기를 맞아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늘을 찌르던 시절에 치러졌다.
중간선거가 현직 대통령에게 불리한 원인은 먼저 중간선거가 현직 대통령 집권 2년간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의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첫 번째 임기 중간선거에서 패배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사례가 많다. 집권 초반 훌륭한 성과를 거둔 대통령이 중간선거에서 패배한 경우도 많다. 국정운영 성과를 유일한 변수로 보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인터넷 매체 복스는 투표율과 유권자의 신념 변화에 주목하는 분석이 많다고 전했다. 먼저 중간선거는 대통령 선거와 함께 실시되는 선거에 비해 투표율이 낮다. 대통령을 뽑을 때 표를 던졌던 지지자들이 대통령이 선거에 출마하지 않은 중간선거에서는 투표 유인을 덜 느끼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지지자는 대통령의 정책이 생각보다 너무 진보적 혹은 보수적이어서 지지를 철회하는 경향도 있다. 견제 심리가 발동한 것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임기 중 같은 시기 역대 대통령 가운데 두 번째로 낮다. 바이든 대통령이 예상대로 패배한다면 강력한 야당의 견제 속에 남은 2년의 임기를 보내야 한다. 앞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중간선거에서 대패하며 하원 주도권을 뺏긴 다음 주요 법안이나 인사를 거의 처리하지 못했다.
김재중 기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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