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출장, 꼭 지금 가야만 합니까

북 미사일·이태원 참사 상황
고양시장, 중동 등 출장 ‘논란’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이어지고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온 국민이 슬픔에 빠진 상황에서 경기 고양특례시 이동환 시장(국민의힘)이 4일부터 북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으로 8박11일 동안 해외 출장을 떠난다.

3일 고양시의 해외 출장 계획서에 따르면 이 시장은 4일 오후 인천공항을 출발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와 이집트 카이로를 거쳐 6일 제27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가 개최되는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 도착한다.

7~9일 아시아 대표도시 자격의 기조연설과 유엔기후협약 고위급 면담, 지속 가능함을 위한 세계 지방정부 협의회(ICLEI) 세계본부 홍보관 방문과 사무총장 면담, 발표회 참석 및 토론 등의 일정이 예정돼 있다.

이후 10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도착해 와이즈만연구소, 이스라엘 혁신청, 바이오 하우스를 시찰하고 환경 관련 간담회에 참석한다. 11일은 이스라엘의 휴일이어서 공식 일정은 없고 텔아비브와 예루살렘 주변을 돌아보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고 시는 밝혔다.

이어 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와 아부다비로 이동해 두바이 공항 자유지역, 두바이 헬스케어시티, 두바이 세계무역센터, 스쿠 마디 낫 쥬메이라센터, 마스다르 시티 등을 견학하고 14일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고양시의회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고양시의회는 COP27 참석에 대한 시급성과 이 시장의 역할, 부단체장의 대리 참석 등 대안 가능성 검토 유무,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연합 여정의 필요성 등에 대해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고양시의회 김영식 의장은 “이 시장의 이번 해외 출장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의회에 전달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고양시의회는 당분간 의원들의 해외연수 일정을 중단했다. 이에 대해 고양시는 “COP27의 도시 대표 참석과 선진 기후환경 관련 정책 등을 현장에서 배우기 위한 것이 해외 출장의 목적”이라며 “직항 항공기가 없어 예정된 일정상 애도 기간 이후에 출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지난 9월 고발돼 지방선거 운동 당시 선거캠프 참모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아직 이 시장을 직접 조사하지 않았으며, 6개월의 공소시효 완료 시점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태다.

이상호 선임기자 shle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