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지나가는데…지휘·보고 체계 ‘뒤죽박죽’
[앵커]
경찰 안에서의 보고도 상식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단계마다 보고 시간이 지체됐을 뿐 아니라 조직의 수장, 경찰청장에게 대통령에게보다 늦게 보고했습니다.
계속해서, 김민혁 기잡니다.
[리포트]
서울경찰청이 사고 사실을 경찰청에 보고한 건, 사람이 쓰러졌다는 첫 신고 후 두 시간 가까이 지난 0시 2분이었습니다.
그로부터 3분 뒤, 경찰청은 이 내용을 '팩스' 형태로 대통령실에 보고합니다.
그런데 정작, 경찰 수장인 경찰청장에게는 그보다 늦은 0시 14분에 '유선' 보고가 이뤄졌습니다.
일종의 '청장 패싱' 논란이 일게 된 대목입니다.
경찰청 관계자는 "내부 보고와 기관 간의 시스템 상 보고는 구분해야 한다"면서도, "현재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그 '기관 간의 보고' 자체도 늑장이었단 겁니다.
경찰청이 대통령실에 보고한 0시 5분은, 소방청 보고 시점인 10시 53분보다 1시간 이상 늦은 시점이었고, 그 사이 윤석열 대통령은 소방 보고를 토대로, 관계 부처에 대응 지시까지 내렸던 겁니다.
[이재명/대통령실 부대변인/어제 : "(대통령의) 이 지시는 밤 11시 29분 대변인실로 전달되고, 밤 11시 36분 언론에 배포됩니다."]
경찰 내부 보고는 아랫단부터 계속 지체됐습니다.
용산경찰서장이 서울청장에 전화로 보고한 게 밤 11시 36분.
인명사고 발생 시점으로부터 1시간 20분 이상 늦은 시점이었습니다.
서울청 관계자는 "상황이 긴박했던지라 이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그러고도, 상급 기관인 본청에 보고가 올라가는 데 또 26분의 시간이 더 걸렸던 겁니다.
[황창선/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 : "수사와 감찰 대상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제가 지금 말씀드리는 것보다 명확하게 밝혀져서 그때 발표하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결국, 여러 단계를 거쳐 경찰 최고 책임자가 참사를 인지하기까지, 두 시간 가까운 시간이 흐르고 말았습니다.
그 사이 이태원 현장에서는 사상자들을 병원으로 옮기는 일이 또 지체되면서 천금 같은 '골든 타임'이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KBS 뉴스 김민혁입니다.
촬영기자:김현태/영상편집:이현모/그래픽:노경일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 전화 : 02-781-123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뉴스홈페이지 : https://goo.gl/4bWbkG
김민혁 기자 (hyuk@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압사’ 언급, 더 일찍 있었다…“‘노점 신고’ 건으로 분류”
- ‘시위 없던’ 서초에 2개 기동대 ‘종일 대기’…현장선 ‘발동동’
- ‘천궁’ 비행 중 폭발, ‘패트리엇’은 오류…북 대응 문제없나?
- 용산구청장은 어디에?…5년 째 경고에도 무대책
- 대통령보다 늦게 안 경찰청장…증발된 “신속 구급” 지시
- 추모 현장 ‘질서 관리’에도 손 놓은 구청…시민들만 ‘자원봉사’
- [단독] 북, 고체연료 생산단지 확장…대량 생산체계 징후 포착
- [단독] ‘테라’ 권도형, “시세 조종 지시” 메시지 확보
- 손흥민 결국 수술대로…카타르월드컵 비상!
- 문 걸어 잠근 저축은행들…10조 원 넘은 ‘PF’ 뇌관 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