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지나가는데…지휘·보고 체계 ‘뒤죽박죽’

김민혁 2022. 11. 3. 21:1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경찰 안에서의 보고도 상식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단계마다 보고 시간이 지체됐을 뿐 아니라 조직의 수장, 경찰청장에게 대통령에게보다 늦게 보고했습니다.

계속해서, 김민혁 기잡니다.

[리포트]

서울경찰청이 사고 사실을 경찰청에 보고한 건, 사람이 쓰러졌다는 첫 신고 후 두 시간 가까이 지난 0시 2분이었습니다.

그로부터 3분 뒤, 경찰청은 이 내용을 '팩스' 형태로 대통령실에 보고합니다.

그런데 정작, 경찰 수장인 경찰청장에게는 그보다 늦은 0시 14분에 '유선' 보고가 이뤄졌습니다.

일종의 '청장 패싱' 논란이 일게 된 대목입니다.

경찰청 관계자는 "내부 보고와 기관 간의 시스템 상 보고는 구분해야 한다"면서도, "현재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그 '기관 간의 보고' 자체도 늑장이었단 겁니다.

경찰청이 대통령실에 보고한 0시 5분은, 소방청 보고 시점인 10시 53분보다 1시간 이상 늦은 시점이었고, 그 사이 윤석열 대통령은 소방 보고를 토대로, 관계 부처에 대응 지시까지 내렸던 겁니다.

[이재명/대통령실 부대변인/어제 : "(대통령의) 이 지시는 밤 11시 29분 대변인실로 전달되고, 밤 11시 36분 언론에 배포됩니다."]

경찰 내부 보고는 아랫단부터 계속 지체됐습니다.

용산경찰서장이 서울청장에 전화로 보고한 게 밤 11시 36분.

인명사고 발생 시점으로부터 1시간 20분 이상 늦은 시점이었습니다.

서울청 관계자는 "상황이 긴박했던지라 이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그러고도, 상급 기관인 본청에 보고가 올라가는 데 또 26분의 시간이 더 걸렸던 겁니다.

[황창선/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 : "수사와 감찰 대상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제가 지금 말씀드리는 것보다 명확하게 밝혀져서 그때 발표하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결국, 여러 단계를 거쳐 경찰 최고 책임자가 참사를 인지하기까지, 두 시간 가까운 시간이 흐르고 말았습니다.

그 사이 이태원 현장에서는 사상자들을 병원으로 옮기는 일이 또 지체되면서 천금 같은 '골든 타임'이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KBS 뉴스 김민혁입니다.

촬영기자:김현태/영상편집:이현모/그래픽:노경일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 전화 : 02-781-123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뉴스홈페이지 : https://goo.gl/4bWbkG

김민혁 기자 (hyuk@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타임톡beta

해당 기사의 타임톡 서비스는
언론사 정책에 따라 제공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