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보다 늦게 안 경찰청장…증발된 “신속 구급” 지시
[앵커]
이렇게 '첫 단추'가 꼬이면서 참사 위험이 쌓인 셈인데 지금부터는 보고와 지휘 문제 따져보겠습니다.
책임 기관의 이른바 윗선에는 모두 참사가 터진 뒤에야 보고가 된 걸로 확인됐죠.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조치를 지시한 이후에도, 지휘 체계가 제대로 가동 안 된 정황들이 드러났습니다.
먼저 석민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 첫 업무지시를 내린 건 그날 밤 11시 21분이었습니다.
[이재명/대통령실 부대변인/어제 : "행정안전부 장관을 중심으로 모든 관계 부처 및 기관에서는 피해 시민들에 대한 신속한 구급과 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시를 받은 소방청은 30여 분 뒤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전국 구급 차량에 '국가 동원령'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소방과 더불어 양대 안전관리 기관이라 할 수 있는 경찰청 지휘부에는, 이 지시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경찰 내부 보고를 통해 사태를 처음 '인지'한 게 0시 14분이었던 만큼, 11시대에 내려진 대통령 지시는 그 때까지도 경찰청장에게 전달되지 않고 있었던 겁니다.
현행 정부지침 상 대통령의 업무 지시는 모든 관계 기관장이 우선 열람하도록 돼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일과 같은 상황에서 대통령의 지시는 국정상황실을 통해 경찰청 치안상황관리실로 곧장 전달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윤 청장이 대통령 지시 53분 뒤에 첫 보고를 받았다는 것은, 지시 자체가 경찰 조직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거나, 혹은 경찰청 내부에서 청장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을 가능성, 둘 중 하나일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청 특별감찰팀도 이 부분에 문제가 있었던 걸로 보고 조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만, 중간 전달책인 국정상황실이나 행안부 차원에서 문제가 있었던 거라면, 이는, 경찰의 감찰로는 규명할 수 없는, 다시 말해 공식 수사가 필요한 사안입니다.
KBS 뉴스 석민수입니다.
영상편집:김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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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민수 기자 (m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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