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청 당직 총경, ‘이태원 참사’ 당시 1시간 이상 자리 비워

청년정의당·청년진보당·청년녹색당 등 청년 당원들과 청년하다·진보대학생네트워크 등 청년 단체가 모여 결성한 이태원 참사 청년 추모행동 관계자들이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에서 희생자를 추모하고 참사를 막지 못한 정부를 규탄하는 침묵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당시 서울 시내 상황을 상부에 신속히 보고해야 하는 당직 경찰 간부가 상황실에서 1시간 이상 자리를 비웠던 것으로 확인됐다. 참사 전후 112 신고들이 경찰 내부에서 묻힐 수밖에 없었던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3일 국회와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0월 29일 서울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관리관으로 당직 근무 중이던 류미진 서울경찰청 인사교육과장(총경)은 상황실이 아닌 자신의 사무실에 머무르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내부 당직 매뉴얼에 따라 상황실에 있어야 하는 시간인데, 규칙을 어기고 자신의 사무실에서 시간을 보낸 것이다.

상황관리관은 중요 사건 사고가 벌어지면 즉시 상황 관리를 하고 사안에 따라 직접 현장 지휘를 해야 한다. 평일과 달리 휴일에는 부서 총경급 간부들이 24시간 당직을 선다. 당직 근무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주간일부와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새벽 1시까지 야간일부 시간대에는 상황실에 머물러야 한다.

류 총경은 이 규칙을 어겼고, 참사는 상황관리관이 상황실에 있어야 하는 시간대인 오후 10시 15분쯤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류 총경은 사건 당일 오후 11시 39분에 상황을 보고 받았다. 사고 발생 이후 약 1시간 20분이 지난 시점이다. 김광호 서울청장이 용산경찰서장에게 첫 보고를 받은 시간보다도 3분 늦었다.

류 총경의 규칙 위반으로 경찰청 상황실 보고 시점도 늦어졌다. 경찰청에 공식 보고가 들어온 건 30일 오전 12시 2분이고 윤희근 청장에게는 12시 14분에야 보고가 됐다.

경찰청은 이날 업무 태만으로 류 총경을 대기발령한 뒤 특별수사본부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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