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 못 봤다"…'지게차 사각지대' 직접 확인해보니
지난 달, 길을 건너던 60대가 지게차에 치여 숨졌단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지게차 정면에서 일어난 사고였는데 운전자는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고 진술했습니다.
지게차 운전석에서의 시야가 어떤지, 저희 이승환 기자가 여러 각도로 실험을 해봤습니다.
[기자]
길을 건너던 여성이 뭔가를 보고 놀라 멈춥니다.
순식간에 16톤 지게차가 여성을 들이 받습니다.
운전자는 "보행자가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지게차 운전석 시야는 정말 좁은 걸까.
평범한 2차선 도로입니다. 제가 지금 길을 건널 건데요.
지게차 운전 기사의 시선에서 보행자가 어떻게 보이는지 실험해 보겠습니다.
지게차가 천천히 횡단보도로 다가갑니다.
오른편 인도에서 사람이 걸어오고 있지만, 잘 보이지 않습니다.
지게차 앞부분에 나란히 달린 기둥 때문입니다.
다른 곳으로 이동해봤습니다.
주행 내내 운전자는 수시로 고개를 돌려 주변을 살핍니다.
길 모퉁이에서 우회전하는 순간, 맞은편에서 길을 건너던 보행자가 그제야 시야에 들어옵니다.
[심규찬/지게차 기사 : 지금 거의 안 보인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승용차까지 한 대 정도는 안 보일 그 사각지대가 있기 때문에 상당히 위험하죠.]
시야는 좁은데 무게는 많이 나가다보니 제동 거리는 깁니다.
일반 차량과 달리 뒷바퀴로 방향을 바꾸는 것도 문제입니다.
회전반경이 좁아 근처에 있다간 차량에 쉽게 휘말릴 수 있습니다.
[심규찬/지게차 기사 : 장비 자체가 중량이 나가다 보니 브레이크 잡는 데도 밀리는 현상이 많이 있고.]
지게차를 포함한 건설 기계 교통사고는 매년 2500건 가량 발생합니다.
안전 교육 범위가 작업장 안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한정되기 때문입니다.
[정재욱/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교수 : 공공 도로에서도 운전하는 것을 전제로 그런 근로자의 역량이라든가 안전 의식들을 계속 제고할 수 있는 교육이 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보행자들은 지게차의 특이한 구조도 신경 써야 합니다.
차량 앞부분에 짐을 들어올리는 '포크'가 길게 뻗어 나와 있기 때문입니다.
[강경원/한국지게차협의회장 : 지게차가 주행할 때 보행자분들께서는 보통 한 3m 이상 거리 간격을 유지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전방 충돌 방지 장치처럼 지게차가 도로를 달리는데 필요한 안전장치 개발도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영상디자인 : 김관후 / 영상그래픽 :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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