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본 “이상민 장관 늦게 인지한 건 보고 체계 탓” 황당 해명
정부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보다 이태원 참사 발생 사실을 늦게 인지한 이유에 대해 행안부의 ‘중앙재난안전상황실 긴급 문자 시스템’ 때문이라고 3일 설명했다. 또 이태원 압사 참사 등 육상사고에 대해서는 경찰의 112신고가 행안부 상황실로 통보되는 체계가 없다고 밝혔다.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을 종합하면 참사 발생 당일 행안부 상황실은 소방청으로부터 오후 10시48분 소방대응 1단계 보고를 접수했다. 대통령실 국정상황실은 오후 10시53분 소방청 상황실로부터 참사 상황을 통보받고 윤 대통령은 이를 오후 11시1분 보고받았다. 그러나 이 장관은 소방대응 2단계 보고가 접수된 뒤인 오후 11시20분에야 사고 상황을 인지했다.
중대본은 이 장관이 대통령보다 늦게 상황을 알게 된 것은 단계별 보고 체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브리핑에서 “소방 1단계 접수 사안은 대응 부서 국·과장에게 전달하고, 소방 2단계 접수 상황은 장관과 다른 직원들에게까지 전파한다”면서 “개선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소방청에서 대통령실로 상황이 바로 전달된 것은 소방청 상황실장의 판단도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일 소방청 119대응국장은 “일선 소방서에서 소방본부를 거쳐 소방청으로 보고가 들어오면 이후 행안부와 관계부처, 대통령실에 동시 보고한다”고 밝혔다. 이 국장은 기자와 통화에서 “소방대응 1단계라 하더라도 상황이 심각하거나 특수한 경우 상황실장의 판단하에 행안부 상황실에 이어 대통령실에도 연달아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112 관련 사항은 아직 행안부가 받을 수 있는 체계가 구축돼 있지 않다”고 했다.
이 장관이 지난 2일 중대본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윤 대통령의 합동분향소 조문에 동행한 것에 대해서는 “이 장관이 분향소 조문 이후 중대본 회의에 복귀할 계획이었는데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인해 NSC 회의가 개최되면서 거기에 참석하게 됐다”고 김 본부장은 말했다.
강은 기자 e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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