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사 연구 권위자 "관리 못한 정부 책임…처음 밀친 사람 찾는 건 무의미"

김필규 기자 2022. 11. 3.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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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파가 몰려 벌어지는 압사사고를 오랜 기간 연구해온 세계적인 전문가도 저희가 만나봤습니다. 미리 인파의 흐름을 관리하지 못한 당국에 책임이 있다고 이 전문가는 분석했습니다. 누가 처음 밀었는지를 찾으며 군중 탓을 하는 건 관리 책임을 돌리는 거라고 지적했습니다.

워싱턴 김필규 특파원입니다.

[기자]

키스 스틸 영국 서퍽대 객원교수는 사람들이 빽빽하게 모여 움직일 때부터 사고는 시작된 것이라고 봤습니다.

[키스 스틸/영국 서퍽대 객원교수 : 사고 화면처럼 군중이 밀집해 있으면 충격파가 발생합니다. 밀밭에 바람이 불어 움직이는 것처럼 충격이 퍼지는데 그러면 이미 안전한 단계를 넘어선 겁니다.]

연구결과 나이트클럽의 경우 1㎡당 3명, 스탠딩 공연에선 최대 5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데, 6명이 넘어가면 스스로를 지탱할 수 없는 위험한 상태에 이른다고 했습니다.

작은 움직임에도 큰 충격이 전해지는 '밀밭 효과'로 큰 부상을 입게 되고 결국 참사로 이어진다는 겁니다.

따라서 누군가 군중의 흐름을 지켜보며 밀집을 막아야 했다고 지적합니다.

주최측이 없는 행사라 할 일은 다했다는 구청의 입장엔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키스 스틸/영국 서퍽대 객원교수 : 길을 걷는데 인도가 파손돼 넘어져 다리가 부러졌습니다. 누구 책임입니까? 보행자의 안전을 담당하는 이들입니다. (이태원 역시) 안전을 보장해야 할 시의 재산입니다.]

특히 관광지로 수입을 얻어왔다면 더 안전하게 관리할 책임이 있다고 했습니다.

스틸 박사는 한국에서 누가 먼저 밀자고 외쳤는지 찾아내는 움직임이 있다는 소식도 들었다면서 하지만 본질과 전혀 상관 없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키스 스틸/영국 서퍽대 객원교수 : 물리학을 이해한다면 그것이 원인일 수 없습니다. 이미 몇시간 전 사람들이 짓눌려 숨을 못 쉰다는 신고가 들어왔어요. 그때 본 것은 압사의 결과이지 원인이 아닙니다.]

(영상디자인 : 김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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