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동대 필요" 현장 요청 있었다는데…묵살? 누락?

손기준, 박찬범 기자 입력 2022. 11. 3. 20:27 수정 2022. 11. 3. 21:3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사람이 많이 모일 때 질서를 유지하고 안전을 관리하는 조직이 경찰 안에 따로 있습니다. 주로 기동대가 그런 역할을 하는데, 이번에 왜 이태원에 기동대가 배치되지 않았는지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용산경찰서는 사전에 서울경찰청에 기동대를 요청했다고 하는데, 서울경찰청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손기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손기준 기자>

SBS가 입수한 참사 발생 하루 전인 지난달 28일, 용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과가 작성한 문건입니다.

핼러윈 행사를 앞두고 경찰과 상인회, 구청, 이태원역장 등이 모인 이틀 전 간담회 내용을 정리한 건데, '간담회 결과 보고'라는 제목의 이 문건에 용산서 112상황실이 '행사 기간에 기동대 2개 중대, 즉, 120여 명이 대기한다고 밝혔다'고 적혀 있습니다.

간담회에 참석했던 경찰 관계자는 "용산경찰서 실무자가 서울경찰청 실무자에게 인파 관리를 위해 기동대 지원이 필요하다고 얘기했기 때문에 지난해와 같은 인원은 아니어도 올해도 지원이 될 것이라고 말한 거"라고 SBS 취재진에 밝혔습니다.

용산서에서는 질서유지를 위한 인력인 서울경찰청 소속 기동대 투입을 사전에 요청했다는 겁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해에는 핼러윈 행사 기간 이태원에 코로나 방역 조치를 이유로 기동대 3개 중대, 180여 명을 배치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핼러윈 기간에는 차량 통제 등 도로 흐름을 전담하는 교통기동대만 20명 배치했을 뿐, 집회 현장 등에서 인파 관리를 하는 기동대는 1명도 없었습니다.

이태원 파출소 소속 한 경찰관도 경찰 내부 게시판에 "서울청에 기동대 지원을 요청했지만, 지원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습니다.

서울경찰청은 용산서 경찰관들의 이런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용산서가 교통기동대만 공식 요청했고, 기동대 배치를 요구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기동대 요청 여부를 놓고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만큼 향후 감찰과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규명될 걸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박정삼)

---

<앵커>

이렇게 경찰 안에서도 서로 말이 엇갈리고 있고, 사고 이후 보고 체계도 엉망이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박찬범 기자와 이 내용 하나씩 정리를 해 보겠습니다.

Q. 경찰 늑장보고 연속?

[박찬범 기자 : 참사 당일 1차 현장 책임자는 용산경찰서장이었습니다. 그리고 서울경찰청 내 책임자는 당시 112 상황관리관이었습니다. 당시 시간대별로 어떻게 대응했는지 같이 보시도록 하겠습니다. 사고 발생이 10월 29일 밤 10시 15분입니다. 용산경찰서장은 3분 뒤 무전으로 경찰력 투입을 지시합니다. 그리고 교통통제 지시 등을 하다가 무슨 사정이 있었는지 사고 발생 1시간 21분이 지난 밤 11시 36분에 서울경찰청장에게 첫 보고를 합니다. 서울경찰청 112 상황실도 문제였죠. 압사 구조 신고가 빗발쳤는데도 당직 112 상황관리관은 새벽 0시 2분에 경찰청에 상황을 전파합니다. 이러면서 윤희근 경찰청장은 참사 발생 약 2시간이 지난 지난 새벽 0시 14분에 첫 보고를 받았고 이후 가용 경찰력 다 동원해라, 지시했고요.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이태원 현장에 0시 25분에 도착했습니다. 현장에 나가 있던 지구대 파출소 경찰들은 지휘부 판단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었던 것이죠.]

Q. 대통령 보다 늦게?

[박찬범 기자 : 분명히 정상적이지 않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밤 11시 1분에 첫 보고를 받습니다. 경찰과 소방을 관할하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11시 20분에 보고를 받습니다. 대통령과 장관 둘 다 소방청 상황실에서 행안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과 대통령 국정상황실에 보고해서 알게 된 겁니다. 그러니까 신속 대응이 생명인 경찰 지휘부, 서울청장과 경찰청장이 대통령보다도 오히려 사건을 늦게 인지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손기준, 박찬범 기자standard@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