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언론에 파출소를 내던진 것" 일선 경찰 입장은
■ 방송 : JTBC 정치부회의 / 진행 : 오대영
[앵커]
"언론에 파출소를 내던진 거라고 본다" 이태원 파출소에서 일하는 경찰관이 밝힌 심경입니다. 윗선은 사라지고 말단 조직에만 책임이 전가되는 답답함이 읽혀집니다. 입장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저희가 이름은 밝히지 않고 바로 연결하겠습니다. 나와 계시지요?
[이태원 파출소 경찰 : 네, 안녕하십니까.]
[앵커]
먼저 참사 당일날 밤 파출소 근무자가 22명이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모두 112 신고를 받고 현장에 나갔던 인력입니까?
[이태원 파출소 경찰 : 네, 맞습니다.]
[앵커]
그러면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하지 않은 사례도 있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건 어떻게 된 겁니까?
[이태원 파출소 경찰 : 그것은 저희 112 신고 시스템, 처리 시스템을 좀 모르고 나온 말 같습니다. 저희 112 신고 시스템은 지령이 되는 순간부터 마감되는 그 순간까지 전산적으로 다 입력이 되게 돼 있고 자동적으로 출동한 시간과 도착한 시간 그리고 누가 나갔는지가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듣기로 11건 중에 4건만 출동하고 나머지 출동 안 했다라는 그 말은 상당히 모르고 나온 말이고요. 4건이 다 비슷한 공간, 거의 같은 내용의 신고이기 때문에 저희가 전부 동일 건으로 보고요. 처음 출동, 처음 신고에 출동했던 경찰관들이 계속 거기서 있으면서 신고 처리하기 때문에 나머지 신고에 대해서는 신고자들한테 전화해서 다시 안내를 해서 마감을 하게 돼 있는 겁니다. 나가지 않은 게 아닙니다.]
[앵커]
그러면 종결 처리된 건 뭡니까?
[이태원 파출소 경찰 : 종결 처리라는 거는 계속 신고가 같이 떠 있으니까 나머지에 대해서는 마감이라고 하죠,
그거를. 안내 마감했다, 안내 마감했다라고 말을 하는 거죠.]
[앵커]
그러면 이미 신고돼서 출동돼 있는 건과 합쳐서 출동이 됐다라고 말씀하시는 겁니까?
[이태원 파출소 경찰 : 맞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일단 당초 경찰 137명이 이태원 일대에 포진되어 있다고 했습니다. 이미 현장에 나와 있는 경찰의
지원을 더 받을 수 없었을까요?
[이태원 파출소 경찰 : 제가 아는 바로는 그 현장에는 137명 그 경찰관들은 각자 다른 임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와 같은 임무는 아니고요. 마약 단속이나 생활질서, 풍속 이런 거에 관련된 경찰관들이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애초에는 그랬죠. 그런데 상황이 급박하면 현장으로 바로 도움을 요청을 해서 지원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들거든요.
[이태원 파출소 경찰 : 그렇기는 한데 그 경찰관들은 대부분 사복 경찰관들입니다. 사복 경찰관들이기 때문에 사복 경찰관들이 사람들을 통제할 수 있는, 통제가 잘 되지를 않을 겁니다. 사람들이 근무복을 입지 않은 이상은
경찰들이라고 잘 인식을 안 하기 때문에 그게 문제가 좀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현장의 상황이 급박하면 현장에서 윗선에 요청하는 건 어려운 시스템일까요?
[이태원 파출소 경찰 : 현장 경찰관들이 무전으로 지령실이나 보고를 해도 그것이 서울청으로 바로 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저희가 말을 하면 그것이 바로 지원이 되고 그런 시스템은 아닙니다.]
[앵커]
그럼 이태원파출소에서 요청을 하면 용산경찰서로 가는 겁니까?
[이태원 파출소 경찰 : 네.]
[앵커]
그럼 용산경찰서에서 서울청에 지원 요청을 해야 되는 거고요.
[이태원 파출소 경찰 : 네.]
[앵커]
그게 잘 안 될까요?
[이태원 파출소 경찰 : 그게 갑작스럽게 큰 부대를 움직인다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앵커]
왜 그렇죠?
[이태원 파출소 경찰 : 그게 아마 시스템의 문제겠죠, 아마.]
[앵커]
시스템이요? 어떤 시스템입니까?
[이태원 파출소 경찰 : 저희가 경찰서에서 뭔가 지원을 요청하려고 해도 뭔가 사전 계획이 있거나 아니면 급박한 무슨 상황이 있다고 해서 알려줘야 되는데 알려준다고 해서 바로 듣고서는 그걸 현장 파악이 되거나 아니면 현장의 상황을 보고 전파가 안 되는 그런 상황에 있는 것 같아요.]
[앵커]
그러면 그런 판단은 누가 하게 되는 겁니까?
[이태원 파출소 경찰 : 제가 그것까지 판단할 수 있는 자리의 위치에 있는 경찰관이 아니라서 쉽사리 누가 판단한다고는 말씀드리기가 좀 어렵습니다마는 아무튼 경찰서 위의 단위 아니겠습니까?]
[앵커]
그건 용산경찰서를 포함해서 서울경찰청, 더 나아가서 경찰청까지 포함이 되는 겁니까?]
[이태원 파출소 경찰 : 네.]
[앵커]
행안부는 어떻습니까?
[이태원 파출소 경찰 : 행정안전부하고 저희하고 연결이 돼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왜냐하면 저희가 이태원 파출소 경찰를 하는 취지 중의 하나가 윗선에서는 말단 조직에만 책임을 전가하는 게 아니냐. 이런 국민적인 의구심이 있거든요. 그래서 여쭤보는 겁니다.
[이태원 파출소 경찰 : 맞습니다. 저희도 충분히 그렇게 느끼고 있고요. 저희 직원들 모두 지금 그거에 대한 굉장한 실망감과 분노까지라고. 분노까지 표현을 하겠습니다. 물론 돌아가신 고인분들 앞에서 이런 말 써서 죄송합니다마는. 저희가 이태원의 치안을 맡고 있는 경찰관으로서 치안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112 신고 처리가 미흡해서 그런 사태가, 참사가 났다는 것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습니다.]
[앵커]
그러면 현장에서 이번 참사를 보시기에 가장 결정적인 문제는 어디에 있었다고 보십니까?
[이태원 파출소 경찰 : 저는 사전 대비가 가장 아쉬운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사전 대비요.
[이태원 파출소 경찰 : 네. 충분히]
[앵커]
미리 많은 인파가 몰릴 거라고 예상이 되지 않았습니까?
[이태원 파출소 경찰 : 맞습니다. 많은 인파가 몰릴 걸로 예상됐다면 충분히 사전에 그런 계획을 수립할 수 있었고요. 기동대를 동원한다든가 어떤 경력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의 계획을 충분히 만들 수 있었다고 봅니다.]
[앵커]
이태원파출소에서는 예상을 하고 계셨습니까? 많은 분들이 이태원에 올 거다라는 걸요.
[이태원 파출소 경찰 : 많은 분은 제가 자신할 수 없지만 최소한 이태원파출소장과 저는 예상했습니다.]
[앵커]
그러면 용산경찰서에 그걸 미리 건의를 하셨습니까, 요청을요?
[이태원 파출소 경찰 : 용산경찰서에 한 게 아니라 서울청에다가.]
[앵커]
서울청에 바로요.
[이태원 파출소 경찰 : 우리 파출소장이 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왜 안 됐을까요.
[이태원 파출소 경찰 : 거기에 대한 답은 듣지 못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들 역시 큰 후유증을 겪고 있는 줄로 압니다. 또 그런 상태에서 비난이 쏟아진 데 대해서 어려움도 클 것 같습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으면 들어보겠습니다.
[이태원 파출소 경찰 : 이태원의 치안을 맡고 있는 경찰관으로서 이 참담함과 죄송함은 이루 말할 길이 없습니다. 유가족분들한테 너무 죄송하고요. 다만 저희 이태원파출소 경찰관들은 매번 근무에 임할 때 그렇게 폭주하는 112 신고 속에서도 자신의 능력을 120% 발휘해서 최선을 다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은 비록 저희가 여론의, 언론의 한가운데에 내버려져서 비난을 받고 있지만 저희 경찰관들은. 죄송합니다. 아무튼 한 분이라도 더 살리지 못한 거에 대해 매우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잘 알겠습니다. 어려운 가운데 이태원 파출소 경찰에 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태원 파출소 경찰 : 고맙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이태원 파출소 경찰관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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