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 연준의 4연속 자이언트스텝, 장기적 대비책 마련해야

기자 2022. 11. 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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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올렸다. 4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으로 미국 기준금리는 한국(3.0%)보다 1%포인트 높아졌다. 인상폭은 시장이 예상한 수준이다. 그러나 연준은 조만간 금리 완화기조로 돌아설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와 다른 진단을 내놨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종 금리 수준은 지난번 예상했던 것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4.5% 안팎으로 전망됐던 내년 기준금리는 5%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물가는 잡히지 않고 금리와 환율이 뛰는데 경기는 둔화하고 자산가치마저 하락하는 고통의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 2일 발표된 한국의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7%로 석 달 만에 오름세였다. 미국 상승률도 최근 3개월 연속 8%대 고공행진 중이다. 잇따른 금리 인상에도 물가는 떨어지지 않고 있다. 금리 인상 중단 고려와 관련해 파월 의장이 “시기상조”라고 한 것은 물가를 잡으려면 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려야 한다는 말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달러화 강세를 부추겨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해 말 달러당 1188.8원이던 환율 종가는 3일 1423.8원으로 19.8% 올랐다. 고환율은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가치도 흔들리고 있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1월 첫째주 전국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32% 하락했다.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큰 낙폭이었다.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른다면 집값 하락폭은 더 커질 수 있다. 전날 미 증시가 급락한 것과 달리 이날 코스피지수는 2329.17로 소폭(7.7포인트) 내렸다. 최근의 증시 강세는 9월 말 이후 줄곧 순매수세를 보여온 외국인 투자자 덕분이다. 한·미 금리 격차가 줄어들지 않으면 외국인 자금은 언제든 빠져나가 증시를 얼어붙게 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오는 24일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를 연다. 미 연준은 다음달 FOMC에서도 자이언트스텝을 취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한은은 미국 금리가 4.75%까지 갈 수 있다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인상폭을 결정해야 한다. 물가와 미국과의 금리차를 생각하면 대폭 인상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가계의 이자부담 증가와 경제침체 우려, 기업 자금시장 경색 등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금리 인상으로 한계상황에 몰리게 될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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