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대통령 아는데, 장관은 깜깜이…"정보전달체계 개선"(종합)

오제일 2022. 11. 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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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이상민 행안장관, 尹보다 19분 늦게 상황 인지
행안부 상황담당관이 1~4단계 판단 보고체계
밤 11시19분 실장·장관비서실→11시20분 장관
"이태원 기동대 20명, 집회 대응엔 67개 부대"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태원 사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2.11.03.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변해정 오제일 기자 = 행정안전부가 이태원 참사 당시 이상민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보다 사고발생을 늦게 인지하게 된 데 대해 정보전달이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개선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3일 이태원 사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등에 따르면 이 장관이 이태원 참사를 처음 인지한 시점은 지난달 29일 오후 11시20분이다. 행안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 최초 상황이 전파된 시간은 오후 10시48분으로 장관 보고까지 32분이 걸렸다.

오후 10시15분 서울 119종합상황실에 최초 신고가 접수된 후 서울소방본부는 오후 10시43분 '대응 1단계'를 발령했고 오후 10시46분 소방청 119상황실에 전파했다. 이후 오후 10시48분 행안부 상황실에 1단계 보고를 함에 따라 행안부가 상황을 처음 인지했다.

상황실은 오후 10시57분 내부 국·과장 공무원들에게 1단계 긴급문자(크로샷)를 발송했고, 오후 11시19분 소방청으로부터 2단계 보고를 받아 긴급문자를 한 차례 더 발송했다.

이 긴급문자를 받은 장관실 재난안전비서관을 통해 이 장관은 오후 11시20분 처음 전달 받고 사고 발생 사실을 알았다. 문자에는 발생 개요, 심정지 환자 약 30명 추정 등 피해상황, 대응상황 등이 담겼다. 이후 오후 11시31분 상황실장으로부터 유선으로 상황보고를 받아 대책을 논의했다.

오후 11시40분 장관실 재난안전비서관에게 사고현장 파악과 현장방문을 지시했고, 이후 오후 11시50분과 30일 오전 0시3분 남화영 소방청장 직무대리와 두 차례 연락하고선 오전 0시45분부터 1시30분까지 사고 현장을 방문해 상황을 파악했다.

행안부의 '재난상황전파체계'를 보면 상황담당관이 재난 사고의 규모 및 소방대응 단계 등을 고려해 상황을 1~4단계로 판단하고 단계별로 상황 전파 범위가 결정된다.1단계는 소관 국·과장, 2단계는 소관 실장 및 장·차관 비서실 등, 3단계는 장·차관과 4과장급 이상 전 간부, 4단계는 장·차관 직보다.

김성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이날 중대본 브리핑에서 "워낙 여러가지 사건·사고들이 많이 접수되기 때문에 단계별로 구분해서 정보들을 전달하고 있다"며 "1-2-3(-4) 단계별로, 관련 기관의 직급별 대상으로 구분해 크로샷을 발송하게 되고 정보를 전달해 보고가 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소방 1단계로 전파된 부분을 장·차관까지 다 보내게 되면 굉장히 상황 관리가 어려워지고 (전달량이) 많아진다"며 "효율성 차원에서 단계를 구분해 상황 전파하는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여 전했다.

행안부는 브리핑 후 설명자료를 내고 "행안부 상황담당관이 오후 11시19분 상황 2단계를 발령하고 장·차관 비서실에 전파했으며 비서실의 재난안전비서관이 장관에게 보고하게 된 것"이라고 부연 설명을 했다.

하지만 행안부는 재난안전 주무 장관이 윤 대통령보다 늦게 상황 보고를 받은 데 대해서는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윤 대통령은 참사 당일 오후 11시1분 첫 보고를 받았는데, 이 장관 보고 시간보다 19분 앞선다. 당시 대통령실 국정상황실에 첫 상황이 전파된 시간은 오후 10시53분으로 대통령 보고까지는 8분이 걸렸다.

김 본부장은 "구체적으로 답변하기 곤란한 상황 같다"고 말했다.

다만 소방청은 행안부를 거치지 않고 같은 내용을 동시에 여러 기관에 전파한다고 설명했다. 이일 소방청 119대응국장은 "행안부로 보고할 때 관련 부처 동시에 연락을 취하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대통령실로 보고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행안부가 지나치게 시스템에 기댄 기계적 판단을 내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 본부장은 "결과적으로 보면 단계별 접근이 효과적이고 또 효율적인 측면도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정보 전달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못하는 부분도 있지 않나 싶다"며 "그런 부분들은 우리가 내부적으로 좀 검토를 해서 개선방안이 없는지 검토를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감찰과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당시 대처와 관련된 질문들에 즉답을 피했다.

황창선 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은 "용산경찰서장 보고 지연이 이번 사고의 지시를 규명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라고 생각된다"며 "지금 수사와 감찰이 이뤄지고 있어 정확한 내용이 파악되면 그때 공개하겠다. 현 시점에서는 언급하기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참사 당일 이태원에 기동대 몇 명이 동원됐느냐는 질문에는 "사고 발생 이전 기준 교통 기동대 20명 외 집회대비 기동대 배치는 없었다"고 브리핑 이후 서면 답변했다.

당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진행된 집회 대응을 위해서는 67개 경찰부대가 광화문, 남대문, 삼각지 인근 지역에 배치됐다고 전했다. 1개 부대당 60명 안팎이다.

기동대 증원 요청이 없었던 것인가라는 질의에 그는 "사고 발생 전까지 용산서에서 서울청에 기동대 지원을 공식 요청한 적은 없으며, 사고 발생 이후 순차적으로 기동대 경력을 배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는 일선 서에서 증원 요청을 했고 상부에서 이를 거부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상태다. 그는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감찰조사가 진행 중이다"며 답변하지 않았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이 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이태원 사고 중앙대책본부 회의 주요 논의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2022.11.03. ppkjm@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hjpyun@newsis.com, kafk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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