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간 친구 죽고 홀로 살아”…생존자들 ‘집단 공황’ 가시화 [이태원 핼러윈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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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압사 참사를 목격한 생존자와 대응 인력 상당수가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PTSD)을 호소하는 등 심리적 고통에 빠져들고 있다.
3일 경기도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 직후 집중적으로 운영된 도내 '정신건강 위기상담 전화'에는 지난달 31일 오전 9시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만 사흘간 276명이 상담을 요청해왔다.
직접 참사를 겪지 않았지만 불안과 우울이 전염되는 집단 공황 상태도 이번 상담전화에서 뚜렷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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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경기도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 직후 집중적으로 운영된 도내 ‘정신건강 위기상담 전화’에는 지난달 31일 오전 9시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만 사흘간 276명이 상담을 요청해왔다. 하루 평균 90명을 웃도는 수치로, 이 중 절반가량은 참사 목격자와 대응 인력인 것으로 파악됐다.
상담을 받은 276명 가운데 외상 후 스트레스와 우울, 불안, 신체 증상 등에서 고위험군으로 판정된 이들은 3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는 이들 고위험군에게 의료기관 이용과 정신과 치료비 지원 등을 안내하고, 경기도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지속해서 관리하고 있다.
경기 용인시의 한 40대 가장은 이번 참사로 아들을 잃었다며 심적 고통을 호소해왔다. 그는 “장례를 치렀는데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다”며 힘에 부친 듯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도 관계자는 “참사 피해자와 유가족들은 국가 트라우마센터가 직접 관리해 도에선 보조적 도움만 제공할 수 있다”며 “일부 언론의 과잉 취재와 반복되는 참사 보도에 피해자와 유가족이 상당히 괴로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직접 참사를 겪지 않았지만 불안과 우울이 전염되는 집단 공황 상태도 이번 상담전화에서 뚜렷이 나타났다. 집단 공황에서 파생한 연쇄 분노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도 상당수였다. SNS를 떠돌며 여과 없이 전달된 현장 분위기가 이 같은 분위기에 기름을 부었다는 지적이다.
간접 피해자들은 상담 전화에서 정부를 비난하고 정치인들을 조롱하며 이유 없이 화를 내기도 했다. 패닉과 공황이 반복되면서 평소보다 쉽게 분위기에 휘둘리는 경향도 감지됐다.
도는 이번 참사에서 20~30대가 많이 희생된 만큼 심리상담이 필요한 청년층이 많을 것으로 보고, 도가 추진 중인 청년 정신건강 치료비 지원사업(마인드 케어)과 연계해 만 19∼34세 도내 청년에게 연간 최대 36만원의 외래 진료비를 지원할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심리적 외상(트라우마)은 전문적 상담이 꼭 필요하다”며 “심리적 충격으로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주변 청소년과 가족의 적극적인 심리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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