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우 라이브] 세월호 유족 “세월호·이태원 참사 겪은 청년들, 정부에 대한 믿음·희망 산산히 부서졌을 것”

KBS 2022. 11. 3.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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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라디오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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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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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원 참사, 세월호 때나 지금이나 국민 안전에 국가 무책임하다 느껴
- 희생자 조롱? 아프고 슬픈 사람들 가슴에 더 이상 못질하지 말아야
- 이태원 참사는 국가 책임, 정부는 책임 회피하고 있어

■ 프로그램명 : KBS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 코너명 : <훅인터뷰>
■ 방송시간 : 11월 3일 (목) 17:05~18:55 KBS1R FM 97.3 MHz
■ 출연자 : 김영오 씨


◇주진우: 이번 이태원 참사는 특히 20대, 30대 희생자가 많았어요. 20대가 많았는데 '세월호 아이들이 컸으면 그 나이대였는데' 이렇게 얘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번 참사를 보면서 세월호 참사 떠올렸을 사람들도 많았고요. 세월호 참사 유가족 유민 아빠 김영오 씨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나와 계신지요?

◆김영오: 안녕하세요.

◇주진우: 건강은 어떠세요?

◆김영오: 아주 건강합니다.

◇주진우: 세월호 때 그때 단식을 며칠 하셨죠?

◆김영오: 46일 했었죠.

◇주진우: 그때 46일 때도 건강 어떠시냐고 물어보면 맨날 괜찮습니다, 좋습니다 얘기했는데 좋을 수가 없어요.

◆김영오: 그렇죠.

◇주진우: 지난 주말에 15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이태원에서. 이 소식 듣고 어떤 생각 드셨어요?

◆김영오: 정말 답답했죠. 세월호 때나 지금이나 국민의 안전에 대해 국가가 무책임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고요. 또 국민의 안전은 여전히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다는 것에 너무 화가 났습니다.

◇주진우: 그런데 이태원 참사를 보면서 세월호 생각했던 사람들이 많습니다. 거의 전 국민이 다 그렇게 생각했을 텐데 아버님 마음 편치 않으셨을 것 같아요.

◆김영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고 나서 많은 사람들한테 다시 연락이 오더라고요, 저한테. 참사 소식을 듣고 가슴이 답답하고 먹먹한 것은 똑같은데요. 8년 전 유민이가 세월호 배 안에서 죽어가던 모습이 계속 떠오르는 거예요. 그래서 너무 막 눈물도 나고 그러면서 거의 뜬눈으로 밤을 샌 것 같아요, 저도.

◇주진우: 유민이가 컸으면 지금 20대 중반이고요. 세월호 당시 희생당한 아이들이 살아 있으면 20대 중반이었을 텐데 그래서 더 상처가 됐을 것 같다는 생각도 좀 들었어요.

◆김영오: 아마 어른들보다 아이들이 더 놀랐을 것이고 무서웠을 겁니다.

◇주진우: 그랬겠죠.

◆김영오: 세월호 참사를 겪고 또 이태원 참사까지 겪은 아이들은 대한민국 정부에 믿음과 희망이 산산이 부서졌을 거예요. 그만큼 정부를 원망까지 하겠죠.

◇주진우: 4981님께서 "이태원 참사 현장에 있던 많은 청년들 걱정됩니다. 트라우마에 시달리지 않을까 해서요. 대한민국의 미래를 잃은 것 같아서 너무 속상하고 우울합니다. 청년들이 힘을 냈으면 좋겠어요" 세월호 당시에도 고등학생들 더 상처가 컸는데 지금은 젊은이들인 것 같아요.

◆김영오: 지금 세월호 그때 당시 18세 중고등학생들 그 또래들이 많이 슬퍼했었죠. 언니, 동생들, 친구들이었으니까. 지금도 아마 제일 불안하게 살 것 같아요. 남의 일이 아니고 본인들의 일같이 생각될 겁니다.

◇주진우: 세월호 참사 이후에 유가족들한테 이렇게 조롱하고 혐오하고. 그때 왜 거기에 수학여행 왜 갔냐 이런 얘기 하고 그랬었어요. 그 조롱과 혐오가 더 가슴이 아팠을 텐데 그때 어땠습니까? 그런 얘기를 들을 때.

◆김영오: 가짜 뉴스가 진실이 돼버렸잖아요. 8년이 지난 지금도 유민이 얼굴 한 번 안 보다 보상금 때문에 나타났다. 또 양육비도 안 줬다. 이런 거까지도 저를 댓글로 공격하고 아직도 힘들게 합니다, 여전히.

◇주진우: 지금도요?

◆김영오: 네. 뉴스에 잠깐 나오면 꼭 지금도 양육비 안 줬다느니 또 이제 뭐 갑자기 보상금 때문에 나왔다느니 그런 얘기를 아직도 하고 있어요. 이 가짜 뉴스가 정말로 무서운 겁니다. 진실이 완전히 평생 동안 거짓으로 정말 나쁜 아빠가 돼서 살아가는 겁니다.

◇주진우: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왜 거기 갔냐고 비난하는 여론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도 있는데 이런 목소리에 대해서는 어떻게 얘기해 주시겠습니까?

◆김영오: 희생자들을 조롱하고 비난하는 모습을 보고 세월호 가족들이 당했던 모습과 똑같다는 걸 느꼈습니다. 어묵에 비교하기도 했잖아요, 세월호 우리 아이들을. 제발 아프고 슬픈 사람들 가슴에 더 이상 못질하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저희는 가만히 있어도 아프고 슬픈 사람들입니다.

◇주진우: 이태원 참사는 왜 일어난 일이라고 보십니까?

◆김영오: 이태원 참사는 국가 책임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국민은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도 있고 또 행복하게 살아갈 권리도 있습니다. 또 국가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고 지켜줘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죠. 그런데 국가가 그것을 못 했다는 겁니다. 국민의 안전을 지키지 못했고 그리고 세월호 때하고 똑같은 걸 많이 제가 당해봐서 아는데 비난하는 것. 조롱과 비난을 일부 언론과 일부 사람들이 하고 또 정부는 국가 책임이 아니다라고 회피하고 있습니다. 이걸 보면 영락없이 세월호 때와 똑같다고 제가 무섭고 그래요.

◇주진우: 이태원 참사 희생자분들 그리고 가족들한테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김영오: 유가족분들이 앞으로 겪으실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인간 같지도 않은 사람들의 조롱과 비난으로 상처받지 마시고요.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미래를 만드는 데 함께해 주셨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유가족분들을 응원하고 위로해주는 국민이 더 많다는 거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용기 잃지 마시고요. 힘내십시오.

◇주진우: 9199님께서 "기성세대로서 젊은 분들에게 무어라 사과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말문이 막힙니다. 진정 유가족들에게 위로와 사죄의 말씀 드립니다" 어른이라면 이렇게 생각할 겁니다. 아픈 상처를 이렇게 꺼내서 다시 말씀해 주시고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김영오: 아닙니다.

◇주진우: 건강 챙기시고요.

◆김영오: 안녕히 계세요.

◇주진우: 세월호 희생자 유민 아버지 김영오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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