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겨리’ 아시나요?…산골 농경문화 보존 안간힘
[앵커]
1970~80년대만 해도 논이나 밭을 가는 일은 소의 몫이었습니다.
도시화와 기계화로 지금은 사라져버린 풍경인데요.
이런 전통 농경문화를 보존하기 위한 소 밭갈이 시연행사가 열렸습니다.
하초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강원도 산골의 너른 밭.
소 두 마리가 갈아엎습니다.
어미와 새끼가 쟁기 하나를 나눠서 지고 있습니다.
'밭갈애비'의 구성진 농요가 덧대집니다.
쟁기는 '겨리', 소는 '겨릿소'라고 합니다.
오른쪽은 '마라소', 왼쪽은 '안소'라고 부릅니다.
5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이 걷기도 힘든 산비탈의 자갈밭을 일궈, 옥토로 만들어주던 고마운 가족 같은 존재였습니다.
[전덕재/강원도 홍천군 내촌면 : "똑같은 가족이지 뭐. 소 아니면 아무것도 못 하니까. 밤에도 자다가 나가서 보고 그랬어. 어떤지 근심이 되니까."]
곁에서 지켜보던 학생들이 사람이 끄는 쟁기인 '인걸기'를 걸고, 밭갈이에 도전합니다.
겨리도 잡아봅니다.
쉬워 보였는데, 막상 해보니 마음처럼 되지를 않습니다.
[심재헌/홍천농업고등학교 1학년 : "원래 하시던 분이 노래 부르시면 잘 가는데 제가 따라부르거나 잡고 있으면 말 안들어가지고 좀 힘들긴 했는데. 재미있었습니다."]
기계화에 밀려 이젠 사라져버린 '겨리농경문화'.
원형만이라도 보존해보려는 농민들의 노력 끝에 지난해엔 강원도 무형문화재 제33호로 지정됐습니다.
[조성근/홍천겨리농경문화보존회장 : "선조 분들의 지혜를 다시 한번 우리가 복원을 해 가지고 전승 보전을 시켜야 되겠다 하는 취지로 시작한 것이."]
척박한 땅에서 삶을 개척하던 전통 농경문화.
앞으론 관광자원으로 거듭났으면 좋겠다는 게 농민들의 바람입니다.
KBS 뉴스 하초희 입니다.
촬영기자:이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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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초희 기자 (chohee25@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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