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RBC비율 떨어지는데… 자본확충 비상

유선희 2022. 11. 3.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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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과 DB생명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조기상환권) 미행사가 전체 보험사들의 유동성 경색 우려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내외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보험사들의 건전성 지표인 RBC(지급여력)비율이 하락했는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발행 등 자본확충을 위한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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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생명 107%… 78%P↓
보유 채권 '평가손실' 증가 영향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대응 시급

흥국생명과 DB생명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조기상환권) 미행사가 전체 보험사들의 유동성 경색 우려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내외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보험사들의 건전성 지표인 RBC(지급여력)비율이 하락했는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발행 등 자본확충을 위한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3분기 들어 한화생명과 NH농협생명, DGB생명의 RBC비율은 급락했다. NH농협생명의 3분기 RBC 비율은 107%로 직전 분기(185%)와 비교해 78%포인트 내려갔고, DGB생명은 113.1%를 기록해 전 분기(165.8%) 대비 52.7%포인트 하락했다. 한화생명은 157%로 같은 기간 10.6%포인트 하락했다. RBC 비율은 요구자본 대비 가용자본의 비율로,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로 쓰인다. 금융당국은 이 비율을 150% 이상으로 권고한다. 100% 미만으로 떨어지면 보험업감독규정에 따라 경영개선권고를 내리게 된다.

최근 보험사 RBC비율 하락은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보유채권 평가손실이 커졌기 때문이다. 현행 RBC 제도에선 자산은 시가, 부채는 원가로 평가한다. 이 기준에서는 금리가 오르면 부채에 대한 평가는 그대로지만, 보험사들이 보유한 매도가능 채권은 금융자산으로 인식돼 시가로 평가되기 때문에 금리에 따라 그 가치가 변하게 된다. 따라서 금리 인상기는 채권 평가액이 감소해 보험사 가용자본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RBC비율 하락으로 이어지게 된다. 일부 보험사들은 저금리 기조에서 채권평가이익을 노리고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 증권으로 분류,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흥국생명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도 RBC비율에 있다는 지적도 있다. 보험업감독규정에 따르면 보험사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 위해서는 대체조달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 채무 상환 후 RBC비율이 150%를 넘어야 할 것, 상환하는 채무와 자본성이 동일하거나 강한 자본조달로 대체돼야 할 것 등이다. 흥국생명의 6월 말 RBC비율은 157.8%다. 조달 여건 악화로 3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차환 발행 철회를 결정했지만, 그렇다고 자기자본으로 자금 조달해 콜옵션을 행사하기는 RBC비율 급락이 예상되는 등 부담이 컸던 것이다. 한국신용평가는 "흥국생명의 상환 전 RBC비율이 이미 150%에 근접한 점, 차환발행 또는 유상증자가 없는 경우 대체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콜옵션 행사가 불가능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RBC비율 하락의 해결책은 자본 확충이다. 그러나 자본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아졌다. 통상 보험사들은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발행, 유상증자 등의 방법으로 자본금을 늘려왔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신규 채권 발행 이자와 환율 부담이 커졌고, 미매각도 심심치않게 발생하는 등 채권시장도 불안정하다.

이에 대해 보험사들은 "조달 환경이 어려워진 건 맞지만, RBC비율 하락 자체는 크게 문제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한다. 올 연말 RBC비율 제도가 폐지되고 내년부터 자산과 부채를 모두 시가로 평가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가 적용되면 자연스럽게 회계상 건전성 저하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선희기자 view@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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