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의원들 “김대중·오부치 정신으로 양국 관계 정상화 시켜야”

한국과 일본 국회의원들이 역사 문제 등으로 양국 간 갈등이 빚어지는데 우려를 표명하고, 1998년 ‘김대중·오부치 한일 파트너십’ 선언 정신으로 되돌아가서 양국 관계를 조속히 정상화 시켜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한국 여야 의원들로 구성된 한일의원연맹과 일본 의원들 모임인 일한의원연맹은 오늘(3일) 서울에서 열린 합동의원총회 결과를 토대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공동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양국 의원들은 성명에서 한일 양국의 발전과 미래, 동아시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양국 간 여러 현안 해결을 위해 한일 정상이 진지하게 회담하고 새로운 한일 관계의 모습을 추구할 것을 요청하기로 했습니다.

또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위협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한일 양국 의회 간 안보대화를 적극 추진하고, 납북 인권 문제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각 자국 정부에 적절한 조치를 촉구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글로벌 에너지 위기를 감안해 에너지 안전 보장과 공급망 강화 등에서 협력을 추진하는 한편, 지구 온난화 대응, 반도체와 축전지, 수소에너지 분야에서 인재육성 등의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양국 의원 연맹은 또 영상 문화 분야에서의 교류를 보다 활성화시키는 한편, K-POP, J-POP 등 음악을 통한 교류도 촉진하기로 했습니다.

양국 간 난제였던 역사문제 해결 의지도 성명문에 담겼습니다.

양국 의원 연맹은 역사 문제 해결을 위해 피해를 호소하는 당사자의 명예와 존엄이 회복될 수 있도록 ‘한일 파트너십 선언’의 취지에 따라 상호 호혜의 정신으로 함께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한일의원연맹 간사장인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은 해당 문구는 “징용노동자 소송 문제,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관리 강화 문제 등 그동안 한일 간 있었던 어려운 문제 해결을 위해서 역사 인식을 제대로 똑바로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양국 의원들은 이어 한국인 BC급 전범의 명예 회복 문제도 조속히 해결할 수 있도록 대책을 추진한다는데 뜻을 같이했습니다.

일본에서 시행된 지 6년이 지난 ‘헤이트스피치’(hate speech) 해소법을 실효성 있게 만들고 증오 표현을 근절하기 위한 환경 정비, 1970∼1980년대 재일동포 간첩사건 피해자의 명예회복과 특별영주자격 회복을 위한 입법조치에도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코로나19와 양국 관계 악화로 끊긴 한일 고등학생 교류사업을 재개·확충하고 2025년 열리는 오사카 간사이 엑스포의 성공과 2030년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양국 의원연맹이 최대한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양국 의원 연맹은 또 한일 정상이 ‘셔틀 외교’를 부활시켜 정상 간 긴밀한 대화의 장을 가질 수 있도록 양국 의원들이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내용도 성명에 담았습니다.

관련해 윤호중 의원은 “정상회담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한일 양국의원들이 이견이 없었다”면서, “양국 의원 연맹이 한일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대화를 요구하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인 다케다 료타 의원도 “정부 간의 일정은 정부가 결정할 일이어서 의원 연맹과는 별개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모두 한일관계 중요성에 대해 공통의 가치관을 갖고 계시다”면서 “이웃 나라 정상들끼리 여러 자리에서 협조하고 대화하고 우호 관계를 증진시키는 것은 매우 의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양국 의원 연맹의 차기 합동총회는 내년(2023년) 일본에서 열립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노태영 기자 (lotte0@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