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감찰 중이라”…민감한 질문 피하는 중대본 ‘맹탕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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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를 수습하기 위해 꾸려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참사 관련 의문점들을 명확히 해명하지 않고 '두루뭉술 답변'으로 일관해 비판이 커지고 있다.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을 위해 나온 실무 간부들이 예민한 질문에는 "확인해보겠다"며 즉답을 피하거나 "수사·감찰 대상인 사안"이라며 답변을 사실상 거부하는 모습이 반복되는 탓이다.
수사와 감찰이 진행 중이란 이유로 명확한 언급 없이 얼버무린 답변은 이날 브리핑에서만 10차례 넘게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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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이태원 참사를 수습하기 위해 꾸려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참사 관련 의문점들을 명확히 해명하지 않고 ‘두루뭉술 답변’으로 일관해 비판이 커지고 있다.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을 위해 나온 실무 간부들이 예민한 질문에는 “확인해보겠다”며 즉답을 피하거나 “수사·감찰 대상인 사안”이라며 답변을 사실상 거부하는 모습이 반복되는 탓이다.
중대본은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도 민감한 현안 질문에 대한 답변을 회피했다. 황창선 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은 서울경찰청 치안종합상황실에서 참사 당일 윗선에 보고한 시간과 내용, 보고 체계 작동 방식, 용산경찰서장과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의 대기발령 사유인 ‘업무 태만’ 내용에 대해 모두 “수사와 감찰로 밝혀질 사안”이라고 답했다. 보고 시간과 내용 등은 금방 확인해볼 수 있는 사안임에도 공개를 꺼린 것이다. 지휘라인에 대한 수사·감찰이 ‘희생양 찾아 꼬리 자르기’로 흐르는 것 아니냐는 일선 경찰관들의 우려와 불만에 대해서도 같은 답을 반복했다.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참사 이전 접수된 112 신고 11건에 대해 언제 처음 알았느냐’는 물음에도 제대로 답변하지 않다가, 질문이 계속되자 “정확히 모른다”고 했다. 행안부는 전날에도 ‘이 장관이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 근거’에 대해 묻자 “이 장관이 이미 유감과 사과 표명을 했기 때문에 그것으로 답변을 갈음해달라”고 답변한 바 있다. 유감을 표했기 때문에 더 이상 답할 이유가 없단 의미다.
김 본부장은 참사 당일 행안부 장관이나 경찰청장보다 이른 시각에 대통령실에 사건이 보고된 이유에 대해서도 “답변드리기 곤란하다”고 넘어가는가 하면, ‘이 장관이 현장에 머물던 45분 동안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묻는 질문에는 “확인해보고 말씀드리겠다”며 답을 미뤘다. 수사와 감찰이 진행 중이란 이유로 명확한 언급 없이 얼버무린 답변은 이날 브리핑에서만 10차례 넘게 이어졌다.
이날 브리핑에선 행안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 112 신고 전달 체계가 없다는 점도 확인됐다. 김성호 본부장은 “112 관련 사항은 아직 행안부가 받을 수 있는 체계가 구축돼 있지 않아 미비점을 개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손지민 기자 sj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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