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학생독립운동 참여자에 서훈은커녕 ‘사회주의자’ 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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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때 광주학생독립운동에 참여해 학교에서 징계를 받았던 학생이 279명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광주학생독립운동 징계자 중 상당수가 이후 사회운동 등에 참여했다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서훈을 받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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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성·이기홍씨 등 사회운동가 포상 외면
일제강점기 때 광주학생독립운동에 참여해 학교에서 징계를 받았던 학생이 279명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광주학생독립운동 징계자 중 상당수가 이후 사회운동 등에 참여했다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서훈을 받지 못하고 있다.
3일 국가보훈처는 일제강점기 때 학생의 신분으로 독립운동에 참여해 퇴학·정학 등의 징계 처분을 받은 전국 60개 학교 2596명의 명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학적부를 통해 드러난 학생 독립운동은 3·1운동, 6·10만세운동, 함흥학생사건, 동맹휴학 사건, 노다이 사건 등 지역별로 다양했다. 정부가 직접 나서서 독립운동에 참여했던 분들의 관련 기록을 찾아 나선 것은 진일보한 조처로 보인다.
하지만 보훈처가 이번 학적부 발굴을 계기로 광주학생독립운동 독립운동 유공자 지정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보훈처가 발굴한 광주학생독립운동 관련 징계 학생은 279명에 이른다. 올해 3월 현재 보훈처의 독립유공자 운동계열별 현황을 보면, 광주학생독립운동 153명만 서훈을 받았을 뿐이다. 징계 학생 수보다 126명 적은 숫자다.
장재성기념사업회는 1947년 광주고보 방화사건으로 학적부가 불에 타 광주고보 동창회를 통해 1929~30년 퇴학 징계를 받은 학생 278명의 명단을 확보했다. 장재성기념사업회는 “278명 중 서훈을 받은 분은 59명에 불과해 광주고보만 219명이 서훈에서 제외됐고, 광주농고, 목포 상고를 포함해 전국으로 확대하면 300명이 훨씬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훈처 쪽은 “학생부 기록은 독립유공자 발굴·포상을 위한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지만, 추가로 자료를 더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그간 광주학생운동에 참여했던 독립운동가 중 사회주의 운동가라는 이유로 다수가 서훈을 받지 못한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장재성기념사업회가 2021년 73명의 독립운동가를 발굴해 보훈처에 유공자 서훈을 요청해 지난해 제102주년 3·1절 기념식에 맞춰 28명이 정부 서훈을 받았고, 2021년 8월 전남여고 출신으로 독립운동을 펼쳤던 유공자 9명이 서훈을 받았다.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지도자였던 장재성(1908~1950)씨도 아직 서훈을 받지 못했다.
광주고보 출신의 이기홍(1912~1996)씨는 1929년 광주고보 2년 재학 중 광주학생독립운동에 참가했고, 이듬해 ‘백지동맹’을 주도해 퇴학당한 뒤 완도 고금도로 낙향해 농민운동을 하던 중 ‘전남운동협의회’ 사건의 주역으로 4년 반 동안 옥고를 치렀지만, 서훈을 받지 못했다. 황광우 장재성기념사업회 운영위원장은 “이승만 정부 때 3년간 옥살이를 했고, 박정희 정권 때는 6년간 옥고를 치르는 등 광주 역사의 중요한 인물이어서 독립유공 서훈을 받아야 할 분”이라고 말했다. 보훈처 쪽은 “광복 이후 행적 이상이 확인돼 포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광주학생독립운동 기억 공간을 복원하는 노력도 절실하다. 1929년 12월 광주학생독립운동 격문을 썼던 장석천(1903~1935) 선생이 살았던 광주일고(옛 광주고보) 정문 앞 자택 터엔 안내판 하나 없는 상태다. 광주 북구는 내년 2월까지 장석천 선생의 집 건너편 광주일고 담에 표지석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임경석 성균관대 교수(사학과)는 “장석천 선생은 비밀결사회 조직을 통해 격문 5만여장을 전국에 배포해 광주의 고립을 벗어나게 해준 인물”이라고 말했다.
정대하 김용희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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