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군 대피시설 8곳 있지만…대피소 엉망진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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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공습경보가 발령돼 불안과 공포에 떨어야 했던 울릉도 주민들, 이럴 때 사용하라고 준비해둔 대피소도 문제였습니다.
취재진이 울릉도에 있는 대피소 8곳을 모두 가봤는데 차마 대피소라 말하기 힘든 상태였습니다.
홍진우 기자입니다.
[기자]
울릉도의 주민대피 시설은 8곳, 3천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울릉군 주민 9천 명이 대피하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시설은 제대로 갖춰진 걸까, 규모가 제일 크다는 보건의료원 지하를 가봤습니다.
1천여 제곱미터 규모로 1천2백 명 넘게 수용할 수 있다고 돼있습니다.
알고보니 이 곳은 장례식장, 빈소에 세탁실, 기계실에다 각종 장례 물품들이 쌓여있습니다.
관계자들도 많은 사람들을 수용하긴 어렵다고 말합니다.
[울릉군 보건의료원 관계자]
(여기 대략 몇 명 정도 수용할 수 있을까요?) 한 50명? 돌아가신 분들이 계시면 여기 (대피하러) 오지도 못한다니까요.
인근 아파트 지하 대피소.
사다리로 내려가 보니 높이가 낮아 허리를 펼수가 없습니다.
울릉군청 대피소도 마찬가지.
기계실엔 보일러에 적재물이 쌓여 있고, 바로 옆 군의회 지하 대피소는 운동 기구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공영주차장에 마련된 대피소.
주차장이 내리막길에 세워진 탓에 지하층 입구는 지상에 노출돼 있습니다.
문은 관리가 안된 듯 잘 열리지도 않습니다.
민방위 대피시설로 지정된 곳입니다. 대피시설이라는 안내판을 찾아볼 수 없고, 지하로 가는 길은 막혀있습니다.
[울릉군 주민]
"다 막아놨잖아요.(실제로 못 들어가는 건가요?) 실제로 못 들어갔지. 주민들은 무방비 상태로 있었지."
그나마 대피소들이 모두 울릉읍에 있어 외곽에 사는 주민들은 대피할 곳도 없습니다.
[박해순 / 경북 울릉군]
"무방비 상태로 저희들은 어제 있다가. 나중에 이런 일이 또 벌어진다면 그때 또 이런 상황이 (생기는 건) 마찬가지예요."
울릉군은 지하 공간이 없다 보니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남한권 / 경북 울릉군수]
"지하주차장이 갖춰진 시설, 건물 자체가 없습니다. 그래서 대피할 곳도 없고요. 서해5도처럼 분명한 대책이 마련돼야 하고."
한편 울릉도에 공습경보가 울린 어제, 경찰서장이 평소보다 일찍 퇴근해 텃밭에서 일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경찰은 유연근무로 일찍 퇴근한 만큼 규정 위반은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주민들이 동요하는 상황에서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는 비판을 사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홍진우입니다.
영상취재 : 김덕룡
영상편집 : 오영롱
홍진우 기자 jinu0322@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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