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먼 SK이노베이션, 매출 10조 늘었지만 영업이익률↓… “수익성 개선 시급”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2022. 11. 3.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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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比 매출 10조 늘 때 영업益 352억 증가 그쳐
영업이익률 5.4%→3.1%
영업이익 전 분기 대비 69.8%↓
배터리사업 매출 2조에도 영업손실
“글로벌 변동성·설비 투자 등 영향”
SK온,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영업손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703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2억 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3일 밝혔다. 영업이익이 늘었지만 면면을 살펴보면 수익성 개선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3분기 매출액은 22조7534억 원이다. 작년과 비교해 매출이 10조2850억 원 증가하는 동안 영업이익은 352억 원 늘어난 것이다. 매출 규모가 크게 증가했지만 영업이익률은 작년 5.4%에서 3.1%로 쪼그라들었다. 지난 2분기와 비교하면 수익성 악화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 2분기에는 매출이 19조9053억 원으로 3분기보다 낮았지만 영업이익은 2조3292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1.7%다. 3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69.8% 급감하면서 영업이익률은 9% 가까이 빠진 것이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윤활유사업이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하고 배터리사업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유가 및 정제마진 하락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크게 감소했다”며 “환율 상승폭 확대로 인한 손실과 차입금 증가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 등 영향으로 발생한 영업외손실 4004억 원도 수익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순차입금은 배터리사업 증설 투자 등에 따라 전년 말 대비 5조4300억 원 증가한 13조8429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한다.

매출액의 경우 석유사업 CDU(상압증류탑, 원유를 끓는점에 따라 경유, 등유, LPG, 나프타 등으로 분류하는 공정) 가동률 상향과 배터리사업 신규 공장 생산능력 향상 등에 힘입어 크게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정세 변화와 동절기 진입으로 인한 난방유 수요 증대 등으로 정제마진이 점차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사업별로는 석유사업 영업이익은 각국 긴축기조 강화와 중국의 대규모 수출쿼터 발표 등으로 유가 및 정제마진이 하락해 전 분기 대비 1조9126억 원 감소한 3165억 원에 그쳤다. 다만 트레이딩부문에서 변동성 높은 시황을 활용한 고마진 제품 판매 증대와 저가유분 배합 경제성을 활용한 선박유 시장 이익 창출 확대 등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화학사업은 전 분기 대비 323억 증가한 108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나프타(납사)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 관련 손실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파라자일렌(PX) 스프레드와 환율상승 등에 따른 마진개선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윤활유사업 영업이익은 3360억 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808억 원 늘어난 수치다. 유가하락에 따른 원가 하락에도 타이트한 글로벌 수급 균형으로 견조한 판가가 유지됐고 이에 따라 스프레드가 개선됐다고 SK이노베이션 측은 설명했다.

석유개발사업 영업이익은 57억 원 줄어든 1605억 원이다. 매출원가가 축소됐지만 판매 물량이 감소한 것이 원인이다.

배터리사업은 매출이 2조1942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9062억 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과 유럽 신규 공장 안정화에 따른 판매량 증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분에 대한 판매단가 전가 등이 매출 실적을 이끌었다. 다만 수익은 영업손실(1346억 원)을 벗어나지 못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원재료 가격 상승에 대한 판가 조정 협의 등을 통해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기업 현금창출능력을 보여주는 에비타(EBITDA, 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는 94억 원으로 분기 기준 첫 흑자를 달성했다는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올해 4분기와 내년에는 미국 2공장과 중국 옌청공장 2동 등 신규 공장 생산능력이 향상돼 매출 성장이 유지되고 판가 조정 협의 등을 통해 수익성이 한층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터리사업 계열사 SK온은 국내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소재사업은 판매량이 전 분기와 비슷했지만 제품 종류별 판매량 변동에 따른 매출 감소와 일회성 비용 증가 요인으로 영업손실 270억 원을 기록했다.

김양섭 SK이노베이션 재무부문장은 “변동성이 높은 시장 환경 속에서 고도화 설비 가동 확대 등 운영 최적화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올타임 탄소중립(넷제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그린사업 전환을 위한 투자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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