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희생자만 104명...친구 잃은 슬픔에 대학가도 추모 물결

박정현 2022. 11. 3.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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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이태원 참사에선 20대 희생자가 전체의 3분의 2에 달할 정도로 유독 많았습니다.

대학가 곳곳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슬픔에 잠긴 또래 청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박정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강의실로 향하는 바쁜 발걸음이 소복이 쌓인 하얀 국화꽃 앞에 멈춰 섰습니다.

환하게 웃는 친구의 사진 앞,

꽃을 내려놓는 얼굴엔 눈물만 속절없이 흘러내립니다.

이태원 참사로 한양대학교에선 학생 3명이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났습니다.

희생자가 나였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사고 당일엔 한숨도 자지 못했고,

[유다영 / 한양대 대학원생 : 그날은 잠이 잘 안 오더라고요. 이태원 간 친구 있는지 인스타그램 다 확인하고….]

이제는 고인이 돼 버린 친구의 죽음은 아직 믿기 어렵습니다.

[김한별 / 한양대 학부생 : 계속 생각나고 너무 슬프기도 하고 실감도 안 났는데 처음에는, 점점 좀 슬픔이 크게 느껴지는….]

외국인 학생 2명이 희생된 서강대에도 추모 공간이 마련됐습니다.

학생들이 먹먹한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아 쓴 쪽지는 벌써 큰 칠판 여러 개를 가득 채웠습니다.

작은 메모지에는 계속 떠오르는 '그날'의 기억에 괴로운 심정과 그럼에도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각오가 담겨 있습니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때 청소년으로서 또래의 죽음을 경험한 지금의 20대.

하지만 10년도 지나지 않아 동년배의 황망한 죽음을 또다시 마주했습니다.

[손성민 / 서강대 학생 : 트라우마를 당연히 겪을 수밖에 없는 거 같아요. 제 주변 친구들도 사람 많은 곳 가면 불안해지고….]

참사가 발생한 이태원 분향소에도 20대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한없이 슬픔에 잠겼다가도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고 말하는 목소리는 또렷하고 분명합니다.

[신채은 / 대학생 : 청년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인재로 일어난 사고라는 게 사람으로 인해 일어난 사고라는게 많이 마음이 아프고….]

[김서현 / 대학생 : 축제에 대한 대비가 없어서 많이 안타까웠고, 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 많은 걸 해줄 수 없어 대단히 안타깝고….]

유례없는 대형 재난을 연이어 겪으며 점점 커지는 청년들의 무력감과 분노를 이제 사회가 보듬을 차례입니다.

YTN 박정현입니다.

[YTN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YTN 박정현 (miaint31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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