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명 '번쩍'들어 구한 이태원 영웅들 찾았다…"주한 미군"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참사 현장 /사진=뉴스1

이태원 압사 참사 현장에서 인파에 깔린 사람 수십 명을 구조하고 사라진 남성 3명이 주한 미군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30일 AFP 통신에 따르면 경기 동두천 미군 주둔 캠프 케이시에서 근무하는 자밀 테일러(40)와 제롬 오거스타(34), 데인 비사드(32) 등 3명은 비번 날 이태원에 갔다가 사고가 일어난 이태원 골목에서 인파에 휩쓸렸다.

골목 옆 난간으로 올라가 인파에서 빠져나온 세 사람은 사람들이 쓰러지는 모습을 목격했다. 테일러는 "모두가 도미노처럼 서로에게 쓰러졌다"며 "사람들은 혼란에 빠져 소리를 질렀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넘어지기 시작한 현장에는 경찰이나 구조대원이 없었다. 골목 위쪽에 있던 사람들은 바로 앞에서 재난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계속 골목으로 내려가려고 했다. 인파로 가득 찬 골목에는 구조대원이 접근하기도 어려웠다.

테일러 등 세 사람은 휩쓸린 사람들을 하나씩 끌어올려 구조했다. 이들은 응급조치가 진행되던 현장 인근 클럽으로 구조한 사람들을 보냈다.

비사드는 "우리는 밤새도록 사람들을 끌어올리는 것을 도왔다"며 "인파에 갇힌 많은 사람이 오랫동안 숨을 쉬지 못했고, 구조했을 때 이미 늦은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세 사람은 "우리는 체형이 작은 사람들이 아닌데 빠져나오기 전까지 인파에 서서히 깔리고 있었다"면서 "재난은 너무 빨리 닥쳤고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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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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