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고려인 희생자 추도식…온정 넘쳐 운구 문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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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인천시 연수구 함박마을 종합사회복지관.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숨진 고려인 A(25)씨의 추도식이 무거운 분위기에서 열렸다.
A씨의 아버지는 추도식에서 "우리 가족에게 큰일이 생겨 여러 업무를 처리하느라 힘들었다"며 어렵사리 입을 열었다.
이날 추도식에는 참사 이후 A씨의 유족을 물심양면으로 도운 러시안커뮤니티협회와 함박마을 공동체, 너머인천고려인문화원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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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연합뉴스) 김상연 기자 = 3일 인천시 연수구 함박마을 종합사회복지관.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숨진 고려인 A(25)씨의 추도식이 무거운 분위기에서 열렸다. 추도식에는 가족·지인들, 그리고 그를 만난 적은 없어도 마지막 길을 배웅하려는 시민들이 참석했다.
추도식 준비 과정부터 묵묵히 자리를 지키던 A씨의 친구 타치아나(38)씨는 "믿을 수 없고, 믿고 싶지도 않다"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A씨가 일했던 러시아어학원의 최진석 대표는 "A씨와는 6개월가량 알고 지냈는데 항상 활발하고 열심히 하는 직원이었다"며 "아이들을 사랑했고 아이들도 A씨를 좋아했다"고 회상했다.
A씨의 아버지는 추도식에서 "우리 가족에게 큰일이 생겨 여러 업무를 처리하느라 힘들었다"며 어렵사리 입을 열었다. 입관 당시 한복을 입혀 떠나보낸 딸의 모습을 떠올리는 듯했다.
그는 "우리 딸이 사교적이고 친구가 많아 모든 문제를 잘 해결했다"며 "한국 시민들께서도 많은 도움을 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 계좌에는 1천원부터 50만원까지 후원금이 들어왔다"며 "시민들이 금액에 상관없이 돈을 보내 위로의 마음을 보여줬다는 것에 정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추도식에는 참사 이후 A씨의 유족을 물심양면으로 도운 러시안커뮤니티협회와 함박마을 공동체, 너머인천고려인문화원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러시안커뮤니티협회장을 맡은 쁘리마코바 따띠아나 단국대 초빙교수는 "결혼하고 애를 낳아 행복한 생활을 꿈꾸던 A씨가 젊은 나이에 사고를 당해 너무 안타깝다"며 "이제는 A씨가 편히 쉬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회 초년생인 A씨는 지난달 29일 핼러윈 축제를 즐기기 위해 회사 동료와 이태원을 찾았다가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그는 한국에 먼저 정착한 아버지를 따라 1년 6개월 전쯤 국내로 입국해 인천 연수구 함박마을에 자리를 잡았고, 올해 초부터 유치원 강사로 취업해 아이들을 가르쳤다.
A씨는 평소 한국을 사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년 전 한국어도,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른 채 한국으로 왔다. 그냥 여기서 살고 싶었다. 이런 결정은 위험하고 즉흥적이었다. 지금 나는 내가 자랑스럽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경기 의정부 병원에 안치된 A씨 시신은 애초 유족들의 의견에 따라 러시아로 송환하기로 했으나, 시신 운구비용으로 1천만원 넘는 지출이 예상돼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유족들은 당장 송환 비용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크고 작은 온정의 손길이 모이며 가까스로 비용 문제를 해결했다고 한다.
배우 이영애씨도 A씨의 사연을 전해 듣고 시신 운구비를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이미 목표 후원금이 충족돼 실제 기부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시신은 4일 오후 5시께 동해항국제여객터미널에서 블라디보스토크행 국제여객선에 실려 러시아로 운구된다.
goodlu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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