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曲突徙薪 <곡돌사신>

박영서 2022. 11. 3.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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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을 곡, 굴뚝 돌, 옮길 사, 땔나무 신.

굴뚝을 구부러지게 만들고 땔나무를 옮겨 화재를 예방한다는 뜻이다.

"굴뚝을 구부리고 땔감을 옮기라고 했던 나그네에겐 은택이 가지 못하고, 머리 그슬리고 이마를 데며 불을 끈 사람만 상객이 됐네요(曲突徙薪無恩澤 焦頭爛額爲上客耶)." 맨 처음 충고를 해 준 사람은 잊혀진 지 오래라 상을 못 받고, 불이 난 뒤 불을 끈 사람만 대접을 받는다는 뜻이다.

'곡돌사신'의 의미가 뼈저리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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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을 곡, 굴뚝 돌, 옮길 사, 땔나무 신. 굴뚝을 구부러지게 만들고 땔나무를 옮겨 화재를 예방한다는 뜻이다. 미리미리 적절한 조치를 취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라는 말이다.

한서(漢書) '곽광전편'(藿光傳篇)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길 가던 나그네가 우연히 한 집을 보니 굴뚝이 곧게 세워져 있고, 굴뚝 옆에는 땔나무가 잔뜩 쌓아 있었다. 굴뚝이 아궁이와 일직선이 돼 있으면 불길이 곧장 굴뚝으로 치솟아 위험하다. 게다가 땔감까지 그 옆에 있으니 불 나기 딱 좋은 모습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집 주인에게 굴뚝을 구부리고 땔나무를 다른 곳으로 옮기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집 주인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과연 며칠 뒤 그 집에 불이 났다. 다행히 마을 사람들이 달려와 불을 꺼 집 주인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이에 보답을 하려고 집 주인은 술상을 차려 마음 사람들을 초대했다. 이 때 한 이웃이 이렇게 말했다. "굴뚝을 구부리고 땔감을 옮기라고 했던 나그네에겐 은택이 가지 못하고, 머리 그슬리고 이마를 데며 불을 끈 사람만 상객이 됐네요(曲突徙薪無恩澤 焦頭爛額爲上客耶)." 맨 처음 충고를 해 준 사람은 잊혀진 지 오래라 상을 못 받고, 불이 난 뒤 불을 끈 사람만 대접을 받는다는 뜻이다. 집 주인은 그제야 잘못을 깨닫고 나그네를 불렀다고 한다. 추두난액(焦頭爛額, 불에 머리를 태우고 이마를 그을린다)이라는 성어도 이 이야기에서 유래됐다. 어려운 일을 당해 몹시 애를 쓴다는 뜻이다. 반대 의미의 성어로는 '양 잃고 우리를 고친다'는 망양보뢰(亡羊補牢)가 있다.

서울 한복판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참사가 발생해 엄청난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대규모 인원 밀집에 대비한 안전대책을 미리 준비했었다면 탈이 없었을 것이라 더욱 애통하기 그지 없다. 게다가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정부·경찰 고위 인사들의 면피성 발언은 국민들 상처에 소금까지 뿌렸다. 부랴부랴 안전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사후약방문일 뿐이다. 시계침을 되돌리고 싶다. '곡돌사신'의 의미가 뼈저리게 다가온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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