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아시아영화제 성료…런던비평가협회 “韓영화 다양성에 깜짝”

유지혜 기자 2022. 11. 3.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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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런던아시아영화제가 현지 관객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내며 유럽을 대표하는 아시아 영화제로서 입지를 다졌다.

전혜정 집행위원장은 "영국은 현재 대형 문화 프로젝트들이 재개돼 저마다 경쟁이 치열하지만, 그 속에서도 케이 콘텐츠와 아시아 영화의 힘은 점차 커지고 있다"며 "세계의 중심 문화 도시인 런던에서 한국영화가 이번 영화제를 통해 많은 관객을 만나고, 함께 소통하는 기회로 확장됐다"고 의미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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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런던아시아영화제의 폐막작인 ‘워리어 오브 퓨쳐’의 주연배우 고천락(오른쪽)과 전혜정 집행위원장. 사진제공 | 런던아시아영화제
제7회 런던아시아영화제가 현지 관객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내며 유럽을 대표하는 아시아 영화제로서 입지를 다졌다.

3일 런던아시아영화제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영화제는 10월 31일(한국시간) 폐막작인 ‘워리어 오브 퓨쳐’를 상영하며 12일간의 행사를 마무리했다. 영화를 주연한 구톈러(고천락)은 폐막식에서 배우이자 제작자로서의 활동을 인정받아 공로상을 수상했다.

런던아시아영화제는 올해 처음 영국 런던비평가협회와 협력해 ‘아시안 필름 어워드’를 신설했다. 영국 평단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런던비평가협회 소속 비평가들을 심사위원으로 위촉해 유럽에서 아시아 영화에 대한 비평의 장을 넓히고자 도입한 시상식이다. 첫 회 수상의 영광은 중국과 대만, 한국의 작품에 각각 돌아갔다.

먼저 극영화 경쟁 부문에 오른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의 12편 가운데 최고작을 뽑는 최우수 작품상은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주목한 중국 조금령 감독의 ‘애니마’(ANIMA)가 차지했다. 심사위원상(Special Jury Mention)은 대만 진준림 감독의 ‘마마 보이’(MAMA BOY)가 받았다.

다큐멘터리 경쟁 부문에서는 한국의 원호연·정태경 감독의 ‘땅에 닿지 않는 비’(Virga)가 최우수 다큐멘터리상(Best Documentary in Competition)을 수상했다. 대만, 필리핀, 태국 등 아시아 여러 나라에 존재하는 미등록 이주 아동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런던비평가협회 회장이자 올해 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은 비평가 클린 리치는 “한국영화와 다큐멘터리의 완성도, 다양성에 깜짝 놀랐다”며 “영국 관객들이 그동안 이렇게 다양한 한국영화를 볼 수 없었던 이유가 궁금할 정도”라고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국영화와 배우들은 이번 런던아시아영화제에서 잇단 성과를 거뒀다. 개막작인 ‘헌트’의 주인공이자 감독인 배우 이정재가 아시아 영화의 위상을 드높인 공로를 인정받아 리프 어너러리 어워드를 수상했고, ‘오마주’의 이정은은 리프 베스트 액터상, ‘비상선언’의 임시완은 라이징 스타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올해 런던아시아영화제는 지난 2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축소했던 규모를 다시 예년 수준으로 되돌리고, 아시아 영화 흐름을 이끄는 50여 편을 초청해 영국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또한 유럽에서 케이 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관심이 증폭된 한국 식품과 서울 등 관광지를 문화와 연계해 관객의 참여까지 유도한 케이 컬쳐 프로그램으로 화제를 이어갔다.

서울의 다채로운 매력을 런던 현지에 소개한 ‘서울 나잇’을 비롯해 치킨과 소주 등 식품을 활용한 감각적인 한식 메뉴를 선보여 영화제만의 경쟁력도 확보했다. 이에 사디크 칸 런던시장은 런던아시아영화제 측에 “런던시의 자랑스러운 보물”이라는 친서까지 보내 높은 관심을 표했고, 향후 다양한 협업 가능성도 열어뒀다.

전혜정 집행위원장은 “영국은 현재 대형 문화 프로젝트들이 재개돼 저마다 경쟁이 치열하지만, 그 속에서도 케이 콘텐츠와 아시아 영화의 힘은 점차 커지고 있다”며 “세계의 중심 문화 도시인 런던에서 한국영화가 이번 영화제를 통해 많은 관객을 만나고, 함께 소통하는 기회로 확장됐다”고 의미를 밝혔다.

올해 영화제를 성황리에 마무리한 런던아시아영화제는 내년 한¤영 수교 140주년을 맞아, 다양한 방법으로 민간 문화 교류를 추진할 방침이다. 전 집행위원장은 “영국에서 한국문화는 확산과 흡수의 시기를 지나 이제는 소비하는 시기에 진입했다”며 “영화를 포함해 한국의 문화가 유럽에 안착할 수 있도록 내년에는 여러 기획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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