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미연합훈련 겨냥했지만… ICBM 발사 실패로 체면 구겼다

임재섭 2022. 11. 3.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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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애도 기간에 북한은 3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며 무력 도발 수위를 한껏 끌어 올렸다.

이는 북한이 전날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방한계선(NLL) 남쪽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한 데 이어 이날 ICBM인 화성-17형 발사를 시도하는 등 연이은 무력도발과 무관하지 않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미국 본토 겨냥이 가능한 ICBM을 발사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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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L 공격 이어 한껏 잇따라 도발
안보전문가들 "핵실험 임박" 예측
정치권·국제사회도 일제히 규탄
3일 경북 울릉군 울릉읍 사동항 여객선터미널에 설치된 TV로 북한 미사일 관련 뉴스가 나오는 가운데 여행객이 TV 앞을 지나가고 있다. 이날도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연합뉴스.

대한민국의 애도 기간에 북한은 3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며 무력 도발 수위를 한껏 끌어 올렸다.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한국과 미국 정부는 대응태세를 강화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섰다. 정치권과 국제사회는 일제히 북한을 규탄하고 나섰다.

공군은 이날 한미연합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지난 31일부터 오는 4일까지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북한의 연이은 도발이 이어지면서 추가 훈련을 하기로 전격 결정한 것이다. 언제까지 연장할지 여부도 한미 양국이 협의해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한이 전날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방한계선(NLL) 남쪽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한 데 이어 이날 ICBM인 화성-17형 발사를 시도하는 등 연이은 무력도발과 무관하지 않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미국 본토 겨냥이 가능한 ICBM을 발사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1단 추진체 이후 2단 추진체를 밀어 올리는 '고공 엔진'에서 문제가 생겼을 것으로 분석한다.

북한 군사정책을 총괄하는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2일 "무력의 특수한 수단들은 부과된 자기의 전략적 사명을 지체 없이 실행할 것"이라고 언급한 '특수한 수단'은 핵탄두를 탑재하는 ICBM도 포함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반발해 ICBM 발사 카드까지 꺼내 들며 화풀이를 했지만 결과적으로 체면을 구긴 셈이 됐다.

특히 ICBM은 핵무기를 미국 본토까지 운반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안보 전문가들은 7차 핵실험도 임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양무진 북한 대학원 총장은 "ICBM과 핵실험은 한 세트"라며 "ICBM까지 쏜 이상 이제 남은 것은 핵실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정원도 최근 북한이 만일 핵실험을 한다면 중국 공산당 제20차 당 대회 이후인 10월 16일부터 미국 중간선거 전인 11월 7일 사이에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은 올해 초 갱도 공사 등 핵실험 준비에 착수, 현재는 언제든 실험이 가능할 정도로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대응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전날 우리 군이 북한 NLL 이북 지역 '상응한 거리'에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을 발사한 것도 고강도 대응의 일환이다.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는 이날 3자 유선 협의로 공조를 강화했다. 외교부는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 및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진행한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3자 유선협의에서 북한의 장거리 및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력 규탄하고 한미·한미일간 협력을 강화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정치권은 북한에 대한 규탄 발언과 함께 '강경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연 비상대책위원회의 도중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소식을 접하고 "온 국민이 슬픔에 빠져있는 상황임을 그들도 뻔히 잘 알고 있을 터인데 아랑곳하지 않고 또 도발을 감행한 것"이라며 "정말로 구제불능의 집단들"이라고 비판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정책조정회의에서 "한반도 상황을 극단의 길로 몰고 가는 무모한 행위로, 그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다"며 "더구나 동족인 남한에서 대형 참사로 온 국민이 고통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저지른 무력 도발로 인류애와 민족애를 모두 저버린 패륜적 행위"라고 공격했다.

미국과 일본 등 국제사회도 북한에 대한 규탄이 이어지고 있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에이드리엔 왓슨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미국은 북한의 ICBM 발사를 규탄한다"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국가안보팀은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 긴밀히 협력해 상황을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재섭·한기호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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