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 지하철’도 인파사고 관리 추진 [이태원 핼러윈 참사]

정부, 다중밀집 관리 지침 제정
서울시의회도 관련 조례 발의
韓총리 “피해자 휴직·휴가 권고”

이태원 핼러윈 축제처럼 주최자 없는 행사가 안전 사각지대로 드러남에 따라 정부가 막대한 인파가 모이는 행사의 안전관리 지침을 제정한다. 또 이태원 압사 참사 유가족·부상자가 휴가·휴직을 쓸 수 있도록 기업에 권고하기로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행정안전부는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이번 참사 후 국회에는 지방자치단체가 주최자 없는 행사의 안전도 책임지도록 하는 내용의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개정안이 다수 발의됐다. 이에 행안부는 세부 규정으로 가칭 ‘다중밀집 인파사고 안전관리 지침’을 제정하기로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화체육관광부는 공연장에서도 이번과 비슷한 다중밀집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공연장 재난대응 매뉴얼을 보완한다. 정부는 또 50만명 이상 대도시의 지하철 역사 등에서 다중밀집 인파사고가 우려될 때 사전경보를 내리는 정책을 지자체가 즉시 검토해 시행하도록 안내하기로 했다. 지하철 환승역 등에서 밀집 시간대에 예방활동을 추진하는 안도 검토된다. 행안부는 이날 문체부 장관, 경찰청장, 소방청 차장, 교육부 기획조정실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다중밀집 안전 예방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안을 논의했다.

아울러 정부는 이태원 참사로 힘들어하는 유가족·부상자가 휴가·휴직을 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 한 총리는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필요시 유가족과 다치신 분들의 가족에게 별도의 휴가와 휴직을 부여할 수 있도록 사업장에 권고하고 협조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제10회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발전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고, 최근 대형 행사 등의 경향을 감안한 일명 ‘크라우드 매니지먼트’(군중관리) 시스템을 조속히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행사는 주최자 여부(유무)와 관계없이 관련 매뉴얼과 대응 시스템의 일대 정비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이날부터 시간당 1만명 이상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축제에 안전관리 정부합동점검도 실시한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은 이날 주최·주관자가 없는 행사에 대한 안전관리 조례를 공동 발의했다. 시의원 76명이 발의한 ‘서울시 다중운집행사 안전 관리에 관한 조례안’에는 서울시장이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추진되는 지역축제·행사의 안전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송은아·조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