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뿐인 딸 사랑했다"…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려인 추도식

김동영 2022. 11. 3.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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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나뿐인 딸아 항상 사랑했었다미안하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인 박 율리아나(25·여)씨의 추도식이 3일 오후 5시께 인천 연수구 함박종합사회복지관에서 진행됐다.

추도식은 '함박마을 공동체', '함박마을 고려인 주민회', 인천지역 고려인을 지원하는 '너머인천고려인문화원' 등이 젊은 나이에 불의의 사고를 당한 율리아나씨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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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3일 오후 인천 연수구 함박종합사회복지관에서 고려인 박 율리아니씨의 추도식에서 아버지 박 아르투르씨가 추도사를 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9일 직장 동료와 함께 핼러윈 축제가 열린 이태원을 찾았다가 사고를 당했다. 2022.11.03. dy0121@newsis.com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단 하나뿐인 딸아 항상 사랑했었다…미안하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인 박 율리아나(25·여)씨의 추도식이 3일 오후 5시께 인천 연수구 함박종합사회복지관에서 진행됐다.

이날 추도식에는 율리아나씨의 아버지 박 아르투르씨(64)와 직장동료, 친구, 유정복 인천시장 등이 참석해 고인의 넋을 기렸다.

추도식은 ‘함박마을 공동체’, ’함박마을 고려인 주민회‘, 인천지역 고려인을 지원하는 ‘너머인천고려인문화원’ 등이 젊은 나이에 불의의 사고를 당한 율리아나씨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마련했다.

추도식이 시작되자 아르투르씨는 딸의 영정사진을 바라보며 고개를 떨궜다. 앞서 추도식이 시작되기 전 아르투르씨는 기자들과 만나 “항상 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고 사랑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세상을 떠난 딸을 떠올리며 ‘사랑했었다’라는 과거형의 고백은 아르투르씨의 황망한 마음을 대변했다.

율리아나씨의 지인은 추도사를 통해 “율리아나는 성격이 굉장히 밝고, 명랑했다”며 “열심히 교육도 받았고 일도 열심히 했는데, 율리아나의 사망 소식을 듣고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저희와 율리아나에게 가르침을 받았던 아이들들은 충격을 많이 받았다”며 “부디 어머니가 있는 러시아까지 안전하게 도착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너무 안타까운 사고로 세상을 떠난 박 율리아나씨의 명복을 빈다”며 “유족분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다신 그런 참사가 발생하지 않게 안전한 사회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눈물을 흘렸다.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3일 오후 인천 연수구 함박종합사회복지관에서 고려인 박 율리아니씨의 추도식이 진행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9일 직장 동료와 함께 핼러윈 축제가 열린 이태원을 찾았다가 사고를 당했다. 2022.11.03. dy0121@newsis.com


러시아 국적의 고려인인 박 율리아나씨는 1년 6개월 전 아버지가 생활하고 있는 한국으로 들어와 인천 연수구 ‘함박마을’에 자리를 잡았다. 그는 지난 29일 직장 동료와 함께 핼러윈 축제가 열린 이태원을 찾았다가 사고를 당했다. 율리아나씨는 올해 초부터 유치원 강사로 취업을 해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쳤다.

율리아나씨의 지인은 "아이들은 그녀를 매우 사랑했다"며 "율리아나는 여행을 좋아했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어했다"고 회고했다. 또 "그녀는 여기서 러시아어로 거의 의사소통을 하지 않았다"며 "외국인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냈고 영어를 연습했다. 한국 유치원에서 영어를 가르쳤다"고 전했다.

율리아나씨는 평소 한국을 사랑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보면 한국에서의 삶은 그녀에게 매우 긍정적인 감정을 줬다고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가 보도했다. 실제 그의 SNS에는 서울 시내 식당과 전시회, 아름다운 거리를 찍은 사진들로 가득하다.

그는 최근 러시아 현지 상황에 대해 걱정했고, 어머니가 홀로 남겨진 것을 걱정했다. 외동딸인 율리아나씨는 한국에 영원히 머물 계획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율리아나씨의 시신은 오는 4일 강원 동해시 동해항에서 출발하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행 페리선을 통해 어머니가 있는 러시아 항구 도시 나홋카로 운구될 예정이다.

아버지인 아르투르씨는 딸의 시신 운구 비용 5000달러(약 712만원) 등을 마련하지 못해 어려움에 겪었으나, 시민들의 자발적인 기부금과 여러 단체들의 후훤 등을 통해 딸을 러시아까지 안전하게 옮길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아르투르씨는 “계좌에 1000원부터 50만원까지의 돈이 들어왔다”며 “금액에 상관없이 대한민국 국민들이 많은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민들에게 마음의 빚을 졌다”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도움의 손길을 내민 한국 국민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3일 오후 인천 연수구 함박종합사회복지관에서 고려인 박 율리아니씨의 추도식이 진행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9일 직장 동료와 함께 핼러윈 축제가 열린 이태원을 찾았다가 사고를 당했다. 2022.11.03. dy0121@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dy01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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