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잇단 도발' 주민에는 함구…김정은에 충성만 강조
기사내용 요약
박정천·외무성 대변인 담화 등 노동신문에 보도 안돼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을 비난하며 이틀 연속 무력도발을 감행하고 있지만 이러한 사실을 정작 북한 내부에는 알리지 않고 있다. 주민들에겐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며 내부결속 다지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북한은 3일 오전 동해상을 향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발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연이어 발사했다. 전날엔 동해와 서해상으로 SRBM 등 25발가량을 발사했다. 이 가운데 탄도미사일 한 발은 한반도 분단 이래 처음으로 북방한계선(NLL) 남쪽 공해상에 떨어졌다.
북한의 잇단 도발은 외무성 대변인에 이어 군 서열 1위인 박정천 노동당 비서 겸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명의의 담화 발표 이후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박정천은 1일 심야 담화에서 한미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을 겨냥하며 "끔찍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미국과 남조선이 우리에 대한 무력사용을 기도한다면 공화국의 '특수한 수단'들은 부과된 자기의 전략적 사명을 지체 없이 실행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외무성 대변인도 "남조선에서 대규모 야외기동 훈련인 '호국'연습이 진행된데 이어 불과 며칠 만에 또다시 비질런트 스톰이 시작됐다"며 "미국이 계속 엄중한 군사적 도발을 가해오는 경우 보다 강화된 다음 단계 조치들을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이 접하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는 박정천 비서의 담화나 외무성 대변인의 담화는 실리지 않았다. 미사일 발사 내용은 물론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북한의 불만이나 한미를 향한 어떤 메시지도 전혀 보도되지 않았다.
노동신문은 3일 1면에 금성 뜨락또르(트랙터) 공장 1단계 개건 현대화 공사가 마무리돼 전날 준공식을 진행했다는 내용을 게재했다.
2~3면에는 김정은의 지난 현지지도를 돌아보거나, 당원들에게 생산 과제를 수행하고 현장에서 대중을 고무추동하는 정치 사업을 할 때 선봉적 역할을 하라고 지시하는 내용을 실었다.
전날에도 노동신문은 김정은의 올해 주요 업적을 선전하며 헌신과 단결을 주문하는 데 지면의 대부분을 썼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의 초조함이 읽힌다. 한미 공군연합훈련과 북한의 복합 도발 등에 대해 내부에 알리지 않고 있다"며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에 대해서는 북한도 통상 대응 훈련을 시행했으나, 여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외무성과 박정천의 담화도 내부 매체에 실리지 않았다"며 "코로나 19와 경제 제재 등으로 인한 북한 내부 어려움으로 내구성이 다하기 전에 속도전식 도발을 통해 국면을 전환하려는 의도로 읽힌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선전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비질런트 스톰' 훈련과 그에 따른 군사적 대응이 종료되는 시점에 김정은의 현장지휘 등 그간 행보를 한꺼번에 공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정은은 지난 9월 '핵무력 정책' 법제화 이후 한미·한미일 연합훈련을 겨냥해 각종 무력 도발을 이어갈 때도 한 달 가까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북한은 그러다 지난달 10일 노동신문 등의 보도를 통해 김 위원장이 보름 간 '핵전술 운용부대' 실전훈련을 지휘했다며 그의 활동을 대대적으로 알렸다.
한편 국가정보 유출자를 잡아낸다며 북한에서 유일하게 인터넷이 개방된 대학인 평양과학기술대학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평양과학기술대학에서는 무선 인터넷인 와이파이(WIFI)도 가능하기 때문에 대학주변에서 와이파이로 인터넷을 연결해 국가정보를 적대국에 넘기는 불순분자를 잡아낸다며 국가보위성이 집중 감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한 소식통은 "당국이 갑자기 평양과학기술대학 근처에 접근하는 사람들을 간첩 혐의가 있다며 잡아들이는 것은 지난 9월 평양과학기술대학 주변에서 중국 손전화로 인터넷을 연결해 남조선에 국가정보를 팔아 넘긴 간첩을 잡았기 때문이라는 말을 보위성간부로부터 들었다"고 언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e13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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