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장성호 부산택시운송사업조합 이사장 "택시기사 대란"

권태완 2022. 11. 3.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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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한국 물가수준 10위·최저임금수준 11위…택시요금은 183위"

부산택시운송사업조합 장성호 이사장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권태완 기자 =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회식과 약속이 끝난 야심한 밤. 번화가 길거리에는 소리 없는 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저마다 택시호출을 부르고, 길거리에 나가 손을 열심히 흔들지만 택시를 잡는 사람들에 비해 택시 수는 턱없이 부족하다.

부산택시운송사업조합 장성호 이사장은 2일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택시 대란이 아닌 '택시 기사 대란'"이라고 진단했다.

택시 대란의 원인으로 장 이사장은 전체 면허 대수 대비 턱없이 부족한 '운송종사자 수'를 지목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비교하면 운송종사자가 5000여명 이상 감소했고, 전체 면허대수 대비 1만5000여명의 운수종사자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현재 회사마다 절반 이상의 차량이 차고지에서 놀고 있는 실정이죠"이라는 설명이다.

부산법인택시업계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지난달 30일을 끝으로 부산지역에서 처음으로 중견 택시 업체인 '대도택시'가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폐업했고, 앞서 지난 6월 '금륜산업'은 전면 휴업에 돌입했다. 결국 택시업계의 어려움의 근본은 '택시 요금'이다. 현재 요금구조로 택시 기사를 모셔오기에는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현재 법인 택시 업계가 처한 어려움에 대해 장 이사장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승객과 운수종사자는 30% 이상 감소했고, 택시 가동률은 50% 이하로 떨어졌죠. 택시 100대를 운영하는 회사의 경우 차량 한 대당 하루 4만원, 한 달에 1억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1년 가동 시 12억원의 적자가 누적되는 등 차량을 가동할수록 적자폭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설상가상 부산에선 법인택시업계와 택시 기사 사이 임금 관련 법적 분쟁도 벌이고 있다.

장 이사장은 "최저임금법 시행 이후 임금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운영 경비 재원인 사납금 인상이 필요했죠. 그러나 근로자들이 사납금을 동결하는 대신 일정한 근로 단축에 노사 간 합의를 이룬 상황입니다. 사납금을 동결하는 등의 노사 간의 합의가 이뤄진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5년이 지나서 법원에서는 '사측의 최저임금 잠탈'이라고 판결을 내렸습니다. 노동법상 노사합의가 우선이고, 신의칙등도 함께 검토돼야 하지만 근로자 편에서만 판결이 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택시 산업은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장 이사장은 최소한 '2년마다 요금을 조정'하라는 국토교통부의 지침이 있지만 유명무실하며 요금 인상 목소리가 나올 때마다 기관에서는 택시에 한편으로는 '공공교통'이라고 수식어를 붙이고, 지원이 필요할 때는 사기업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며 '이중잣대'를 들이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택시 요금 적정선으로 짜장면 가격을 예로 들며 비교했다. "1980년대 짜장면 가격과 택시 기본요금은 600원으로 동일했습니다. 그런데 현재 짜장면은 7000~8000원인데 비해 택시요금은 그 절반 수준입니다. 하지만 택시의 운행에 소요되는 원가는 밀가루 인상수준보다 훨씬 가파르죠. 운송종사자의 처우와 임금을 개선하고, 택시 산업 활성화를 위해선 현재 3800원인 요금이 장기적으로 7000원 이상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택시업계의 어려움을 타파하기 위해 장 이사장은 장·단기적인 규제완화를 통해 '운수종사자 처우 개선'과 '근로형태 다양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택시업계 활성화 및 운수종사자 처우개선을 위한 규제완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적으로는 택시요금 및 정기적인 요금조정 절차 구축, 요금제도 다양화 등이 필요하며, 장기적으로는 전액관리제도 및 월급제 폐지, 택시 리스제 도입 등 다양한 근로 형태 마련 등이 해결책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장 이사장은 해외에 택시 업계 사례들을 예로 들기도 했다.

"세계 선진국들과 택시요금을 비교하면 국내 물가 수준은 세계 10위, 최저임금 수준은 11위지만, 택시요금은 '183위'로 저렴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현재의 택시운임 조정방식으로는 운송원가를 반영하지 못하는 한편, 경직된 택시운영제도로 인해 다양한 서비스 제공에 한계가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택시 운행에 소요되는 운행경비는 노사가 분담하고 그외의 이익은 노사가 합의한 비율로 배분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임대 제도(리스제)를 통해 택시를 운행하려는 근로자에게 차량을 자유롭게 임대해 택시 공급 증가를 위해 노력하고 있죠"라고 덧붙였다.

장 이시장은 부산 시민들에게 "어려움 속에서도 택시는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운 시민들에게 안전하고 편안한 교통수단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won9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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