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CCTV 못 보는 서울시… 구멍 뚫린 ‘재난 컨트롤타워’ [이태원 핼러윈 참사]

안승진 2022. 11. 3.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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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압사 참사를 계기로 서울시의 재난 컨트롤타워로서 허점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교수(소방방재학)는 "이태원 참사뿐 아니라 다양한 재난을 다룰 때 개인정보 이용 동의 여부에 막혀 CCTV 등 재난 관련 정보가 활용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CCTV 등 개인정보 열람 범위를 다양한 상황에 맞춰 완화해야 지방자치단체와 정부가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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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스마트 그물망’ 내세웠지만
자치구 CCTV 열람 권한 없어
경찰·소방 등에 단순 연계 수준
“화면은 못 보고 중계 역할만 해”
市 안전총괄실, 도로·교량 중점
긴급 재난상황 대응 한계 지적
이태원 압사 참사를 계기로 서울시의 재난 컨트롤타워로서 허점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서울시는 폐쇄회로(CC)TV를 통한 시민 안심 대책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태원 압사 참사에서는 제 기능을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태원 참사 당시 서울시 상황실은 CCTV 현장 정보를 확보하지 못했다. 시가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 CCTV 그물망 안전체계는 경찰과 소방 등에 자치구 CCTV 정보를 연계해주는 정도에 그치고 있었다. 서울시의 도시안전 분야를 총괄하는 안전총괄실은 도로·교량 관리가 주 기능으로 긴급 재난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핼러윈데이 압사 사고가 발생한 이태원 골목길. 연합뉴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오후 시청 지하 3층에 꾸려진 재난상황실에는 이태원 일대 CCTV 정보가 확보되지 않았다. 용산구청이 관리하는 CCTV 화면을 열람할 권한이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용산구청 공무원은 범죄 예방과 불법 주정차 단속에 사용되는 CCTV 4대를 통해 재난 상황을 확인하고 있었다. 재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하는 서울시가 재난 현장 화면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었던 셈이다.

서울시가 스마트 안전체계로 홍보하고 있는 ‘스마트 CCTV 그물망’은 경찰과 소방 등이 요청할 때 자치구 영상을 연계해주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스마트서울 포털 홈페이지의 ‘스마트 CCTV 그물망 안전체계 개념도’는 △상황 감시 △영상 전송 △통합관제센터 상황 분석 △판단 △안전하면 무시, 위험하면 상황 전파 등으로 CCTV 그물망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

정작 서울시는 자치구 CCTV를 통해 위험 상황을 감시할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 시 관계자는 “스마트 CCTV 그물망 안전체계는 경찰과 소방에서 위급 상황 시 자치구의 CCTV를 연계해주는 사업”이라며 “서울시는 중계의 역할만 할 뿐 자체적으로 CCTV 화면을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시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CCTV 화면은 △범죄의 예방 및 수사 △시설 안전 및 화재 예방 △교통 단속 △교통 정보 수집·분석 목적으로 열람할 수 있는데 해당 자치구가 CCTV 설치 주체여서 제3자인 서울시는 열람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용산구와 CCTV 연계는 내년에 이뤄질 예정으로 아직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등도 구축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교수(소방방재학)는 “이태원 참사뿐 아니라 다양한 재난을 다룰 때 개인정보 이용 동의 여부에 막혀 CCTV 등 재난 관련 정보가 활용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CCTV 등 개인정보 열람 범위를 다양한 상황에 맞춰 완화해야 지방자치단체와 정부가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난 컨트롤타워를 꾸리는 서울시 안전총괄실도 주 업무가 도로·교량 관리에 치우쳐 긴급한 재난 상황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 예산서에 따르면 안전총괄실의 올해 예산(2차 추가경정예산 기준)은 1조4358억원으로 이 중 65%(9377억원)가 도로계획·도로관리·도로시설·교량안전·건설혁신에 편성됐다. 이는 안전총괄실의 8개 과중 5개과가 도로, 교량, 건설 안전관리 담당이기 때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사고 대책 회의에서 그동안 시설물 안전관리에 치중해 온 안전총괄실의 개편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 시장은 지난 1일 이태원 참사 입장 발표에서도 “안전총괄실의 존재 이유, 구성, 각자 역할 분담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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