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국정조사 추진"…국민의힘 "수습·수사가 먼저"

조익신 기자 2022. 11. 3.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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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당이 이태원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겠다며 '국정조사'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국민의힘에선 사고 수습과 수사가 먼저라며 일단 선을 그었죠. 민주당은 이상민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의 파면도 요구했는데요. 국민의힘에서는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관련 내용을 정치 인사이드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 민주 '국정조사' 추진…이상민·윤희근 '파면'·윤 대통령 '사과' 요구 >

"숨을 못쉬겠다", "압사당할 것 같다". 이태원 참사 당일, 112 신고 녹취록이 공개됐죠.

[사고 당시 112 첫 신고자/(지난 1일) : 또 밑에서 얼마나 많은 인구가 올라오고 있는지를 모르고 서로 그냥 부딪치는데 구호를 외치면서 못 올라오게 했었거든요, 그 당시에도 벌써. 그 시간에도 벌써 숨쉬기가 힘들 정도였고 공포감이 저는 너무 심했어요.]

주최자가 없어, 행정당국이 나설 수 없었다는 변명, 더이상 할 수 없게 됐습니다. 한마디로 '추모'에서 '추궁'으로 판이 바뀐 겁니다.

[김한규/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막을 수 있는 사고였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자료라고 생각하는데요. 초반에 부인하려고 했던 형사책임 또 민사적인 책임을 인정할 수 있는 자료라고 보이기 때문에 소위 판이 바뀐 상황이라고 보입니다.]

국민의힘에서조차 '면목'이 없다는 말이 나왔죠?

[최형두/국민의힘 의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왜 8년 전에 일어났던 일이 똑같이 8년 후에 또 되풀이되는가 이런 자괴감에서부터, 정치에 있는 사람으로서, 정부여당에 있는 사람으로서 정말 면목도 없고 정말 무슨 버틸 수 있는 무슨 말이 없습니다. 왜 이렇게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지.]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원인, 민주당이 국정조사를 통해 밝히겠다고 나섰는데요.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민주당은 성역 없는 국정조사로 국가가 국민을 내팽개친 1분 1초까지지 밝히겠습니다. 여당도 철저히 원인 규명을 주장하고 있는 만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반대할 하등의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신속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며, 다음주 본회의에서 국정조사요구서를 처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사태 수습이 우선이라며 일단 판단을 유보했는데요.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민주당이 156분이나 소중한 생명을 잃은 이 사건에 민주당으로서는 국정조사 요구를 할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다만 범위라든지, 시기라든지, 그다음에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 또 긴급 현안질의가 있는 상황 이런 것들 때문에 저희들이 수용 여부나 시기 범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반면,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이미 결론을 내린 듯합니다. 국정조사 요구에 맞서 '검수완박법' 개정을 들고 나왔습니다.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음성대역) : 대한민국의 대형비리 권력형 비리를 수사해온 검찰의 손발을 묶어두고 진실 규명하자면 누가 믿겠습니까? 경찰이 제 식구 수사하는 사법체계 그대로 둘 겁니까? 대형사고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검수완박법 개정합시다. 국정조사보다 그게 먼저입니다.]

앞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비슷한 논지의 발언을 했었는데요.

[한동훈/법무부 장관 (어제) : 지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 법률 개정으로 검찰이 대형참사 관련해서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규정이 빠졌습니다. 시행령에서도 그 부분은 아직까지 넓혀지지 않았고요.]

검찰이 수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 민주당의 해석은 조금 다르죠?

[기동민/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지금 대통령령에도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 협력과 일반적 수사 준칙에 대한 규정이 있어요. 거기에 따르면 '검사와 사법경찰관은 대형 참사 등 많은 피해자가 발생하거나 국가적 사회적 피해가 큰 중요한 사건의 경우에는 송치 전에 수사할 사항, 증거 수집의 대상, 법령의 적용 등에 관하여 상호 의견을 제시·교환할 것을 요청할 수 있다']

[이원욱/더불어민주당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경찰하고 검찰하고 합동수사본부를 꾸린다면 충분히 이제 수사할 수 있는 여지가 있거든요. 그런데 그런 것들을 이제 완전히 배제하고 한동훈 장관은 지금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이 잘못된 거다'라고 프레임을 몰기 위해 그렇게 얘기를 한 거죠.]

다만, 경찰이 제 식구를 수사하고 있다는 정 비대위원장의 발언, 민주당도 동의하는 부분입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조사 대상인 정부에게 '셀프 조사'를 맡기기에는 국민 공분이 임계점을 넘었습니다. 수사의 대상이 수사를 담당하고 심판받아야 할 자들이 아무 책임을 지지 않는 사태를 더는 방치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럼 정 비대위원장은 왜 이런 특위를 만들자, 제안을 했었던 걸까요?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어제) : 이태원 사고를 수습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습니다. 저는 애도 기간이 끝나는 즉시 여야와 정부 그리고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이태원 사고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안합니다.]

조사 대상인 정부가 조사 주체가 될 수 있느냐? 역시나 물음표가 따라 붙을 수밖에 없겠죠. 민주당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물어, 정부 주요 인사들의 파면까지 요구하고 있는데요.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국정조사나 경찰 수사와 무관하게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의 책임은 이미 분명해진 만큼, 이들을 즉각 파면하기 바랍니다. 그것이 참사 수습을 위한 최소한의 최우선적 조치입니다.]

[박찬대/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우리가 요구한 것은 경질 수준이 아니고 파면입니다. 경질이라고 하는 것은 이유를 묻지 않고 그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는 거 아닙니까. 이거는 명백하게 자기의 직무를 다 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 죄를 물어서 파면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국민의힘은 수습과 애도가 먼저라며 말을 아끼는 분위기입니다.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지금 경찰의 감찰 조사가 진행 중에 있고 여러 가지 사실관계에 대한 파악과 진상규명이 지금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조사절차의 결과를 토대로 후속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겠나,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지금 책임이 있다고 언급되는 분들이 수습책임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사태 수습이 되고 나면 본격적으로 인책 범위나 책임의 범위가 논의될 건데, 조금 사실관계 파악이 되고 수사로서 확정될 때까지만 조금 시간을 가지고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경찰청장에 대한 인사 조치는 수순 아니겠냐"며 윤 청장의 경질은 기정사실화했는데요. 다만 "장관급 이상에 대한 판단은 윤석열 대통령이 상황을 보면서 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상민 장관의 거취는 아직 방침이 정해진 게 없다는 겁니다.

윤 대통령, 오늘도 합동분향소 조문에 이 장관을 대동했죠. 지난 1일 국무위원들과 함께 조문한 이후, 이 장관만 어제에 이어 이틀째 윤 대통령과 동행을 한 겁니다. 윤 대통령이 이 장관을 끝까지 데려가겠다는 의중을 내비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는데요. 충암고와 서울대 법대 선후배인 두 사람. 사적인 인연의 끈을 쉽게 놓지 못하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민주당에선 이 장관과 윤 청장의 파면과 함께 한덕수 총리의 사퇴도 요구하고 있죠? 외신 기자들과 만나 던진 이 농담이 도화선이 됐는데요.

[한덕수/국무총리 (지난 1일) : {한국 정부의 책임의 시작과 끝은 어디라고 보시는지 질문했습니다.} 이렇게 (통역이) 잘 안 들리는 것의 책임져야 할 사람의 첫 번째와 마지막 책임은 뭔가요?]

'책임 총리'란 말이 무색하다, 날선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이상민/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천재지변과 같은 사태이기 때문에 정부가 아무리 했어도 막을 수가 없는 것이다'라는 말을 하고 싶지만, 그것을 또 했을 경우에 여러 가지 있으니까 감정적 반응이 그런 반감으로 총리가 나온 것이겠죠. 말하자면 '우리가 무슨 책임이 있습니까?']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행정에 관해서는 대통령 다음으로 모든 책임을 지는 사람이에요. 그런데 그런 자리에서 그런 농담을 할 생각을 한다? 제가 보기에는 총리직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거나 아니면 별로 애착이 없으신 것 같다.]

공감 능력이 없는 농담 뿐 아니라 거짓말까지 했다는 겁니다.

[한덕수/국무총리 (지난 1일) : 주최자가 없는 자발적 행사의 경우, 선제적인 안전 관리가 쉽지 않은 그러한 상황입니다. 지자체의 판단으로 최소한의 안전조치를 위한 차량이나 인원 통제를 경찰에 협조 요청할 수 있도록 관련 법규를 개정하고, 경찰도 스스로 안전사고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하면 지자체에게 통보하고 긴급 통제 조치를 실시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방안을 강구하겠습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전 세계를 향해 새빨간 거짓말도 버젓이 늘어놨습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재난안전관리법, 경찰관 직무집행법 등에 의거하여 공권력은 당연히 행사할 수 있었고, 행사해야 마땅했습니다. 참사 원인이 제도 미비 때문인 것처럼, 거짓 방패를 내세워 어떤 식으로 건 숨으려는 이 정권의 모습이 참으로 파렴치하기만 합니다.]

국민의힘에서도 쓴소리가 나왔죠. 유승민 전 의원은 "저런 사람이 총리라니, 이 나라가 똑바로 갈 수 있겠느냐"고 질타했는데요. 윤 대통령에게 "정부를 재구성하겠다는 각오로 엄정하게 이번 참사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번 참사의 엄중한 책임, 윤 대통령에게도 향하고 있죠?

[이상민/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원래 대통령도 져야 되겠죠. 그러나 대통령이 그렇다고 어떻게 퇴진까지 요구하겠습니까? 그렇다면 지금 총리 이하 관계되는 장관, 또는 경찰청장 책임을 일거에 져야 어느 정도 끌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저는 봅니다.]

적어도 대국민 사과는 해야 하는 게 아니냐, 민주당에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요.

[기동민/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사과하시는 걸 주저하면 안 돼요. 진정 어린 사과, 정말 이 참사로 인해 돌아가신 희생자분들과 유가족분들 그리고 심리적으로 엄청난 충격을 받고 있는 국민들을 위로하는 것이라면 100번이면 어떻고 1천번이면 어떻습니까.]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공식적인 사과를 하셔야죠. 어쨌든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해서 위임받았고 무한 책임을 지시는 거니까 이렇게 말도 안 되는 160명에 가까운 참사가 났는데.]

야당의 사과 요구에 대통령실은 "빈소를 찾아 유가족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했다"고 갈음을 했습니다. 국민의힘에선 사고 수습 과정 자체가 사과라는 주장도 나왔는데요.

[나경원/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KBC 광주방송 '뉴스와이드' / 어제) : 이태원도 다녀오시고 정말 대통령께서는 사고 이후에 수습 과정이나 지금까지 보여주신 행보 자체가 그런 모습이었다고 보이고요. 아마 일정 시점이 되면 국민들 앞에 서서 정중히 사과하시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명확하게 좀 말씀을 하시는 게 필요하다고는 보시나요?} 사실은 지금 말 한마디 '송구하다, 죄송하다'라는 말씀도 국민들께 위로가 될까요? 조금 더 정리가 된 다음에 하시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글쎄요. 사과는 하는 사람이 아니라 받는 사람의 입장이 중요하겠죠. 오늘의 정치 인사이드 이렇게 정리합니다.

[박찬대/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사과도 하지 않으면서 왜 3일 연속 조문을 했을까, 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전에 박근혜 대통령 같은 경우는 세월호 참사 14일 만에 사과가 있었거든요. 지금 국민들의 정서에는 이해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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