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애도기간에 北 도발…세월호 때와 다른 이유는?

CBS노컷뉴스 김학일 기자 2022. 11. 3.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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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CBS 정다운의 뉴스톡 530
■ 방송 : CBS 라디오 <정다운의 뉴스톡 530>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정다운 앵커
■ 패널 : 정치부 김학일 선임기자

[앵커]
북한이 어제 온종일 미사일을 동서해로 쏘는 도발에 이어 오늘은 ICBM,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반발하고 있는 연합공중훈련의 기한을 연장해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북한의 추가 대응 도발이 예상됨에 따라 한반도 긴장이 더 고조될 전망입니다.

통일부를 출입하는 김학일 기자가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북한이 오늘 미사일을 또 쐈습니다. 이번에는 사거리를 늘려 ICBM이라고요?


[기자]
북한은 오늘 아침 7시 40분쯤에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동해로 장거리 탄도미사일 한발을 발사했습니다. 

그러고서 한 시간 뒤에 평남 개천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습니다. 

먼저 쏜 장거리미사일이 ICBM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추정됩니다. 

지난 3월 발사했다가 공중에서 폭발한 화성 17형으로 다시 쏜 것으로 보입니다.

발사 후 탄두가 1단, 2단 추진체와 분리된 뒤 날아가다가 정상속도를 내지는 못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어제 쏜 미사일들은 모두 단거리 미사일입니다. 한반도 주변을 대상으로 한 것입니다. 

반면 오늘 ICBM발사는 미국 본토 타격 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인데, 어쨌든 결과는 실패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일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도동항 여객선터미널에서 주민이나 관광객이 여객선을 기다리는 가운데 TV에 북한 미사일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앵커]
따져보니 북한이 어제 오늘 이틀 동안 쏜 미사일이 모두 28발입니다. 엄청난 물량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단거리탄도미사일과 지대공 미사일을 포함해서 미사일이 28발, 포격사격이 백발입니다.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오늘 페이스 북에 눈길끄는 글을 올렸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니아 전쟁에서 하루에 사용한 미사일 발사 물량보다도 많다고 합니다. 

하루에만 1천억 원 가량의 미사일을 쐈다고 했습니다.

이런 추정에 다소 과장은 있을 수 있겠지만 북한이 전쟁을 상정하듯 전례 없는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클릭하거나 확대하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북한의 통상적인 도발과는 다른 양상입니다. 도발 수위를 급격히 끌어올리고 있는데, 어떤 배경을 생각할 수 있습니까?

[기자]
한미가 지난 달 31일부터 벌이고 있는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반발 대응하는 차원입니다. 

과거에는 사실 한미연합훈련이 진행 중에 북한이 대응 도발을 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북한 지도부가 한미 전략자산을 피해 국경 산악지대로 몸을 숨긴다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김정은 위원장 등 지도부가 전면에 나서 훈련을 지휘하는 양상입니다. 

여기에는 핵을 보유한 자신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핵을 보유한 이상 도발을 해도 한미가 어쩌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입니다. 

[앵커]
핵 보유 자신감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한미훈련에 대한 실제적인 두려움도 있다고 봐야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자신감을 과장되게 표명하는 데는 초조함이랄까 두려움도 섞여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박정천 북한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전날 도발 전 발표한 심야 담화에서 "비질런트 스톰 훈련이 90년대 초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할 때 쓴 작전 명칭 데저트 스톰, 즉 사막 폭풍 작전을 본 딴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국방성이 올해 핵 태세 보고서에 지난해에는 없던 북한 정권 종식이라는 표현을 명기한 것을 강력 비난했습니다.

30여 년 전 후세인 정권의 몰락을 이끈 데저트 스톰을 언급하는 자체가 북한 지도부가 느끼는 두려움을 암시한다는 분석입니다. 

현재 한미가 실시하고 있는 공중훈련에는 북한의 레이다망을 피해 폭격을 할 수 있는 F 35-B 등 240대의 첨단 군용기가 참여하고 있고, 부산항에는 핵잠수함 키웨스트가 들어와 있습니다. 

미국의 해상과 공중 전략자산이 모두 한반도에 전개된 상황인데요. 

북한이 이번에 미사일을 쏜 곳을 보면 동해안 5곳 서해안 5곳 평양과 개천 등 내륙 2곳입니다. 

미사일도 날아오는 전투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상에서 공중을 향해 쏘는 미사일이 기본입니다.

한미의 접근 자체를 미사일로 막는 방식인데, 중국의 반 접근 지역 거부 전략(Anti-Access Area Denial)을 연상케 합니다.

공세적 무력의 과시보다는 방어에 초점을 맞췄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북한이 사상 처음으로 동해상 NLL 이남으로 탄도미사일 도발에 나선 지난 2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기정동 마을에 인공기가 펄럭이고 있다. 류영주 기자


[앵커]
이태원 참사 애도기간인데 도발을 한다? 우리로서는 참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기자]
애도가 아니라 도발이라니 참으로 유감스런 대목입니다. 

사실 8년 전 세월호 참사 때 북한은 적십자 중앙위원장 명의로 위로 전문을 보낸 바 있습니다. 대구 지하철 폭발 사건 때도 위로의 뜻을 전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참으로 다른 모습입니다. 

결국 북한은 제재와 코로나 방역 등 복합위기에다 적들에 포위되어 있다는 의식에 사로 잡혀 정무적인 판단을 할 여유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윤석을 정부를 동족보다 동맹을 앞세우는 주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애도 표현은 배제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한미가 연합공중훈련 기한을 연장하기로 했는데, 북한이 더 반발하지 않을까요?

[기자]
한미가 오는 4일까지 하기로 한 비질런트 스톰 훈련을 더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북한 도발에 강력 대응한다는 차원입니다. 김준락 합참 공보실장입니다.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 행위이며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으로 이를 강력히 규탄하며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북한이 도발의 명분으로 내세우는 게 이 훈련이니, 훈련 연장에 당연히 반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한은 이미 어제 NLL이남으로 탄도 미사일을 쐈고 우리 군도 비례적 대응 차원에서 NLL이북 공해 상으로 폭격을 했습니다. 둘 다 한국 전쟁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이로써 지난 2018년 합의한 9.19 남북군사합의는 사실상 사문화됐습니다. 북한은 한미훈련이 진행되는 한 맞대응 도발을 한다는 방침에 변화가 없습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이나 당분간 이를 톤다운 시킬 뾰족한 방안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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