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태원 국정 조사' 추진 공식화…與 "요구서 보고 판단" 수용 가능성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오른쪽 두 번째)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3일 이태원 참사를 ‘윤석열 정권의 총체적 무능이 불러온 인재(人災)’로 규정,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국정 조사 요구서를 조속히 제출하겠다고 천명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조사 대상인 정부에 ‘셀프 조사’를 맡기기에는 국민 분노가 임계점을 넘었다. 이제 국민이 국회에 부여한 책무를 다할 때가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민주당은 정부에 이태원 참사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는데 정부가 소극적이라는 이유 등을 대면서 국정 조사가 매우 필요한 시점이라는 입장이다.

‘특검이 아니라 국정 조사 추진을 택한 이유’는 '특검은 시간이 오래 걸려서 국정 조사를 통해 먼저 진상을 파헤치자는 취지'라고 한다.

민주당은 참사 당시 △안일한 경찰 병력 배치 △112 신고 부실 대응 △늦장 보고 △민간 사찰 등 지금까지 나온 의혹만으로도 국정 조사 사유가 '차고 넘친다'고 자신한다. 박 원내대표는 “신속한 진상 규명을 위해서는 반드시 다음 주 본회의에서 국정 조사 요구서를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야권은 국정 조사 추진 협조를 요구하면서 여당을 어르고 달랬다. 박 원내대표는 “여당도 철저한 원인 규명을 주장하는 만큼 이태원 참사 국정 조사에 반대할 하등의 이유가 없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동의하면 정의당과 공동으로 국정 조사 요구서를 제출할 의사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이 국정 조사를 회피하고자 하고 국민 뜻에 반한다고 한다면 야권이 움직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단독 처리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국민의힘에서 국정 조사 내용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다면 성실하게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국정 조사 추진을 공식 주장한 정의당도 이날 민주당 결정을 환영하면서 국민의힘 협조를 촉구했다.

여당은 수용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일 의원 연맹 합동 총회 개회식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는 5일까지 국가 애도 기간이고 사태 수습이 우선인 점, 수사가 진행되고 있고 7일 행정안전부 긴급 현안 질의가 예정돼 있는 점 등을 고려하겠다"며 "국정 조사 요구서를 확인한 후 수용 여부와 범위, 시기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