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스타트업도 이익보다 ESG 중심 생각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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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이라도 돈만 좇아선 발전하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도 생각해야 합니다. 스타트업으로서 돈을 벌지 못하면 당연히 영속할 수 없다는 점도 알고 있지만, 이젠 그것만으로는 힘듭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스파크랩 주최 데모데이에서 "과거 기업들은 이익 극대화가 선(善)으로, 돈을 많이 벌어서 세금을 많이 내고 일자리 많이 만드는 게 중요하게 취급됐다"면서도 "지금은 사회가 기업에 ESG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사업 모델을 만들 때 ESG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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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중심 사업 모델 구축…비용 아닌 혜택으로 여겨야”
“내년 말 이후 기다리며 시장 더 읽어볼 필요있어”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스타트업이라도 돈만 좇아선 발전하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도 생각해야 합니다. 스타트업으로서 돈을 벌지 못하면 당연히 영속할 수 없다는 점도 알고 있지만, 이젠 그것만으로는 힘듭니다.”
최 회장은 이날 스타트업 창업가를 위해 ‘미래 기업가치 창출의 핵심’을 주제로 진행한 토크 콘서트 연사로 참여했다. 그는 그동안 SK그룹 회장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 기업들의 ESG 경영을 강조해왔듯 스타트업 창업가들에게도 ESG 중심의 사업 모델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최 회장은 지난 2018년 이른바 ‘동남아판 우버’로 불린 싱가포르 승차 공유 플랫폼 기업 그랩(Grab)에 투자했던 경험을 설명하면서 “앤서니 탄 그랩 대표는 사회가 설정한 교통 체계에도 강자와 약자가 있고, 약자에게 무언가 제공하고자 사업을 시작했다”며 “사회적 문제 자체를 사업 목표로 삼은 사례로, 사업 모델이 이렇다 보니 확장성도 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처럼 사업에 ESG를 적용하면 돈을 구하거나 기술·인력 등 자원을 구하는 데서도 공감을 끌어낼 수 있어 일이 더욱 수월해질 수 있다”며 “ESG는 이미 시대의 트렌드이며 거스를 수 없는 만큼 ESG를 사업에 적용하는 걸 코스트(비용)라고 생각하지 말고 베네핏(혜택)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 회장은 또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이른바 ‘3고(高)’ 현상과 관련해선 “소나기가 올 때 세차를 권하지 않듯 갖고 있는 계획이 있다고 하더라도 잠시 기다려야 한다”며 “돈이 씨가 마르고 있는 상태에서 돈을 구하려고 하면 여러분의 가치를 싸게 내놓을 수밖에 없다”고 스타트업 창업가들에게 조언했다.
그는 이어 “지금 세상이 많이 변하고 있고, 현재 세상의 일부와는 이미 헤어질 준비를 마친 상태”라며 “경영이나 기술이 시시각각으로 변화하고 있으니 기다리는 동안 마켓(시장)도 더 읽어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말 이후엔 현재보다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스타트업 관련 규제에 대해선 “우리 사회는 무언가를 법으로 해결하려고 하지만, 사업은 법으로 해결되는 것만은 아니다”라면서도 “규제 혁신은 정부가 해주는 게 아니라 각 사업 모델에서 규제가 필요 없다는 걸 스스로 증명해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대한상공회의소가 관장하는 ‘규제 샌드박스’를 많이 활용해달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스타트업에 대한 각별한 애정으로 이번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그는 지난 2019년 행사에서도 강연자로 나서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상생, 스타트업 규제 등에 관한 이야기를 꺼낸 바 있다. SK그룹은 현재 투자형 지주회사로 거듭난 SK㈜를 중심으로 대체육, 재생에너지 등 미래 먹을거리와 관련한 스타트업에 매년 조 단위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박순엽 (s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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