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땅 1년반만에 외동딸 싸늘한 주검" 이태원 희생 고려인 빈소 눈물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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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외동딸, 너무 미안하다. 모두가 사랑한 친구야, (하늘에서)편히 쉬세요."
3일 오후 5시 인천시 연수구 연수동 함박종합사회복지관에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 러시아 국적 고려인 박율리아나씨(25)의 추도식이 열렸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안타까운 사고로 운명을 달리한 박율리아나씨의 일을 어떤 말로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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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배우 이영애씨와 국민들 도움으로 고향 운구비 마련"
(인천=뉴스1) 박아론 기자 = 함박마을 외국인마을 수도권 거주 아버지/어머니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사랑하는 외동딸, 너무 미안하다. 모두가 사랑한 친구야, (하늘에서)편히 쉬세요."
3일 오후 5시 인천시 연수구 연수동 함박종합사회복지관에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 러시아 국적 고려인 박율리아나씨(25)의 추도식이 열렸다. 인천시의 외국인 마을인 함박마을에 거주하는 고인의 친구들이 마련한 추모공간이자 빈소였다.
추도식에는 가족, 지인, 친구들, 그리고 유정복 인천시장 내외도 잇따라 발걸음을 했다. 지인들의 도움으로 마련된 이 곳을 찾은 아버지 박아르트루씨(64)는 끝내 참던 눈물을 떨구며 딸에게 마지막 말을 어렵사리 전했다.
박씨는 "사고 다음날 불안감에 딸에게 수없이 전화를 했지만, 받질 않았다"며 "낮 12시경 경찰에게서 전화가 왔고 딸의 소식을 듣고 믿기질 않았다"고 말했다.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부인과 떨어져 한국에서 직장생활하고 있는 아버지는 평소 딸을 챙겨주지 못한 자신이 미웠다.
1년6개월전 동포비자를 받아 한국에 입국한 박율리아나씨. 수도권 학원에서 유치원생 등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러시아어와 영어를 가르치며 생활을 해왔다. 학생들에게는 늘 친절한 선생님이었고, 함박마을의 친구들과 주변 지인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벗이었다. 아버지에게는 늘 사랑스러운 딸이자, 충분히 지원해주지 못해 늘 미안한 마음이 앞서는 유일한 딸이었다.
특히 모국 한국을 향한 애정이 컸던 박율리아나씨는 최근 지인들과 서울 여행을 다녀오며 소소한 행복을 즐기고, 작은 운에도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고 있던 터였다.
그러나 핼러윈의 악몽이 그를 덮쳤다. 친구들과 저녁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나서던 차에, 박율리아나씨는 인파에 휩쓸렸고 끝내 목숨을 잃었다.
직장 동료였던 따띠아나씨는 "고향에서 결혼하고 애들 낳고 행복한 생활을 꿈꿔왔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슬퍼했다.
아버지는 슬퍼할 겨를도 없이 장례를 치러야 했지만, 고향인 러시아 블라디보스톡까지 운구할 비용이 없어 막막할 따름이었다. 지인들에게 부랴부랴 돈을 빌렸지만 1000여만원이 넘는 돈을 급하게 마련하기는 힘겨운 상황이었다.
이 때 그의 친척이 SNS에 사연을 올렸고 1000원, 2000원씩 국민들로부터 돈이 모이기 시작했다. 가까스로 1000여만원이 넘는 장례비를 마련했다. KB국민은행과 국민배우 이영애씨가 잇따라 기부의 마음을 전달했다. 이런 도움으로 블라디보스토크행 국제여객선에 딸의 시신을 실을 수 있었다.
현재 박율리아나씨의 시신은 경기 의정부 병원에 안치돼 있다. 시신은 4일 오후 5시께 동해항국제여객터미널에서 블라디보스토크로 옮겨진다.
아버지는 "국민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장례를 치를 수 없었을 것"이라며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안타까운 사고로 운명을 달리한 박율리아나씨의 일을 어떤 말로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aron031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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