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도전해본 노숙인 역할···시나리오 받은 건 행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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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만에 영화를 찍기까지, 대중이 저를 바라보는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싶다는 갈망이 쌓여 있었어요. 그래서 '고속도로 가족'을 하면서는 제대로 해야 한다는 마음이 정말 강했어요. 그 마음이 장면마다 들어가 있지 않을까 해요. 이 작품을 선택하고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어요."
그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될 당시 "진짜 정일우씨 맞느냐, 노숙인을 상상도 안 했는데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라며 "하나같이 고생 많았다고 하지만 그 정도는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연기할 맛도 났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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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애·정신적 문제 등 공유하며
극중 감정적 진폭 강렬히 선보여
우울증 환자들 특성 공부하기도
“13년만에 영화를 찍기까지, 대중이 저를 바라보는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싶다는 갈망이 쌓여 있었어요. 그래서 ‘고속도로 가족’을 하면서는 제대로 해야 한다는 마음이 정말 강했어요. 그 마음이 장면마다 들어가 있지 않을까 해요. 이 작품을 선택하고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어요.”
3일 개봉한 영화 ‘고속도로 가족’에서 배우 정일우는 상당히 인상적인 연기 변신을 선보인다. 그는 믿었던 사람들에게 배신당한 상처와 정신적 아픔을 안고 아내 지숙(김슬기), 딸 은이(서이수), 아들 택(박다온)과 노숙하며 고속도로 휴게소를 전전하는 주인공 기우를 연기했다. 외양부터 그간 보여준 말쑥하고 멋진 모습과 달리 덥수룩한 머리와 씻지 않은 얼굴, 비루한 행색이다. 게다가 산에서 구르며 얼굴에 진흙을 묻히거나 마트에서 홍시를 게걸스레 먹고 쓰레기통 안에 들어가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를 보여준다. 지극한 가족 사랑을 보여주는가 하면 정신적인 병을 안고 있다는 설정 때문에 감정적 진폭도 매우 크고 강렬하다. 그는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출연 의사를 전했다며 “시나리오가 제게 와서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제대로 하지 못하면 영화를 더 이상 못 찍을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배우라면 다들 해보고 싶은 캐릭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촬영 두 달 전부터 감독과 여러 차례 대화하면서 준비했고, 아이들과도 친해지는 동안 어느 순간 기우가 돼 있었다”고 말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과 인터뷰를 통해 우울증, 조울증 등 환자들의 특성을 연기의 디테일에 넣기도 했다. 덕분에 연기에 호평이 많다. 그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될 당시 “진짜 정일우씨 맞느냐, 노숙인을 상상도 안 했는데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라며 “하나같이 고생 많았다고 하지만 그 정도는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연기할 맛도 났다”고 돌아봤다.
영화는 기우 가족이 휴게소 방문객들에게 지갑을 잃어버렸다며 빌린 돈으로 살던 중 재활용 가구점 사장인 영선(라미란)을 다시 한 번 마주치면서 벌어진 이야기를 다뤘다. 지숙, 은이, 택이가 영선과 그의 남편 도환(백현진)과 살아가는 과정을 통해 관객들에게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묻는다. 영화를 울면서 봤다는 정일우는 “은이에게 몰입해서 영화를 보니 상처를 준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팠다”면서도 “기우 캐릭터와 같은 소외된 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정일우도 어느덧 30대 중반, 올해로 배우 생활 17년차다. 연기를 할 때 가장 행복하다는 그는 “앞으로 찌질한 역할도, 악역도 다양하게 연기하면서 40대에는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그러면서 “차기작을 아직 결정하지 못해 불안하다. 빨리 일하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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