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구조대입니다, 소리를 질러주세요”…봉화의 ‘기적’ 일어날까?
이어서 ET콕입니다.
1967년, 충남 청양군 구봉광산.
갱도에 갇혔던 광부가 극적으로 살아 나옵니다.
당시 35살 김창선 씨입니다.
["캡슐에 실려 긴 갱도를 빠져 나왔습니다."]
매몰된 지 368시간, 날짜로는 16일! 만이었습니다.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을 받아마시며 버티던 김 씨는, 우연히 갱도에 묻혀 있던 양수 파이프를 발견하고는 이를 이용해 몸이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면서 지상에서 내려준 줄에 의지해 땅 위로 빠져나왔습니다.
그야말로 기적의 생환이었습니다.
"내가 죽으면 마누라가 고생할 텐데 아이들 중학교 가면 공납금도 내야 할 텐데 하는 생각으로 버텼습니다."
병원에서 기력을 회복한 후 가진 그의 인터뷰에 많은 국민들은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지금 또 기적이 간절한 상황입니다.
경북 봉화군 아연광산에서, 190m 지하에 매몰된 광부 2명의 구조 작업이 아흐레째를 맞고 있습니다.
고립된 광부는 60대와 50대 남성으로 지난달 26일 작업 중 진흙이 쏟아지며 갱도 안에 갇힌 것으로 추정됩니다.
오늘 새벽 이들의 생존 신호를 확인하기 위한 천공기가 목표지점에 도달했지만 이렇다 할 소식은 아직 없습니다.
가족들의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을 겁니다.
2010년 칠레의 광부들 기억하시나요.
약 70만 톤의 암석과 토사가 흘러내려 작업 중이던 광부 33명이 광산에 갇혔습니다.
열이레라는 긴 시간이 흐르고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희망이 없다”고 포기할 즈음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일대 지하를 수색하던 탐침봉에‘광부 33명이 대피처에 살아 있다’고 적힌 쪽지가 붙어 올라온 겁니다.
광부들은 칠흑 같은 어둠과 식량·식수 부족 등 악조건 속에서도 서로에게 의지하며 삶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습니다.
칠레 정부는 본격 구조 작전에 들어갔고, 이들은 그로부터도 40여일간 땅 밑 생활을 이어가야 했지만, 69일만에 전원 살아돌아왔습니다.
구조 직전 광부들은 700미터 지하에서, 가족과 구조팀은 지상에서, 칠레 국가를 동시에 합창하는 모습이 전 세계에 생중계됐습니다.
지난해 1월 중국 산둥성에서도 옌타이 금광 지하 580m 아래 매몰됐던 광부 11명이 2주 만에 구출된 바 있습니다.
의학적으로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20일 이상 생존하는 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보신 것처럼 '기적'은 많은 사람들이 희망을 잃어갈 무렵 '마법'처럼 찾아오곤 했습니다.
봉화의 광부들도 김창선씨 또는 칠레와 중국의 광부들처럼 무사히 돌아와 다시 파란 하늘을 올려다 볼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지금까지 ET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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