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 개편 고지했나' 네이버-공정위 끝까지 날선 공방…내년 1월 결판
공정위 "경쟁사에 키워드 중요성 등 개편사실 안 알려"
네이버 "제휴사에 상세 가이드 제공, 차별적 정보 제공 없었다"
내년 1월 12일 판결 선고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네이버(035420)가 검색 알고리즘을 인위적으로 조정해 자사의 동영상 콘텐츠를 우대했느냐와 관련된 공개 변론이 3일 마무리됐다. 네이버와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날 열린 7차 변론에서도 마지막까지 공방을 이어갔다. 내년 1월 판결이 선고될 예정이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2020년 10월 쇼핑·동영상 분야 검색 서비스를 운영하는 네이버에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시정 명령과 함께 과징금(쇼핑 265억원, 동영상 2억원)을 부과했다. 네이버가 검색 알고리즘을 전면 개편(2017년 8월)하면서도 개편 사실을 경쟁사에 알리지 않았고, 네이버TV 동영상에만 가점을 부여하는 등 부당한 고객 유인 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네이버가 곧바로 취소 소송을 내면서 1년 넘게 재판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네이버가 검색 알고리즘 개편 사실을 경쟁사에 알렸는지, 네이버TV 동영상에만 가점을 부여해 노출 순위를 왜곡했는지가 됐다. 공정위 측은 이날 최후 변론에서도 “검색 순위에 잘 노출되는 방법을 자사 서비스에만 알려주고, 자사 서비스라는 이유만으로 가산점을 부여해 유리한 취급을 받도록 한다면 사실상 검색 사업자가 영위하는 사업에 있어선 다른 사업자들은 장점에 의한 경쟁을 하기 어려워진다”고 재차 주장했다.
네이버가 검색 알고리즘을 개편한 결과, 동영상 콘텐츠를 구성하는 여러 속성 정보 중 ‘키워드’가 검색 결과 상위 노출을 위한 핵심 요소가 됐지만 정작 경쟁사들은 키워드의 중요성은 물론 개편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는 게 공정위의 입장이다.
하지만 네이버 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네이버 측 대리인은 “차별적 정보 제공(문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키워드 부분과 관련해 (상위 노출을 위한) 점수 계산 방법은 형태소별로 분류하는 것이라고 여러 차례 설명했지만 피고 측이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저희의 이런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을 못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차별적인 정보 제공은 없었다는 얘기다.
또 “키워드의 중요성을 네이버에만 알렸다며 피고 측이 제출한 증거 자료는 알고리즘 개편 전에 원고(네이버)가 내부에 알렸던 것과 사실상 전혀 차이가 없고 개편에 관한 내용이 아니다”라며 외부에 고지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네이버 측은 알고리즘 개편 이후인 2018년 7~8월쯤 검색 제휴 사업자에게 키워드의 중요성, 입력의 필요성 등이 담긴 상세한 가이드를 제공했다고도 밝혔다.
“검색 순위 상위에 노출되는 동영상 콘텐츠가 우량하다는 오인을 불러일으킨다”는 공정위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네이버 측은 “저희가 제출한 설문조사 결과나 다양한 근거에 따르면 상단 노출만이 동영상 콘텐츠의 우량성을 입증하는 것이 전혀 아니다”라고 했다. 상위 노출보다 동영상의 제목이나 섬네일 등을 보고 클릭하는 비율이 더 높다는 얘기다.
공정위 측은 “저희는 의결서에서 제목과 일치되는 키워드에 가산점을 주는 것을 알려주는 않은 게 차별적 정보 제공이라고 한 사실이 없다. 일부 사안에 대해 침소봉대하는 것”이라며 “저희는 알고리즘이 개편돼서 검색 순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많이 바뀐 상태에서 자사에만 검색 순위에 잘 노출되는 방법을 미리 알리고, 베타 서비스를 사용해 보게 하는 등 여러 가지 자사 서비스 우대가 있었던 부분을 종합적으로 말한 것”이라고 재반박했다. 하지만 네이버 측은 “키워드를 제외한 나머지 속성 정보에 대해 차별적 정보 제공을 했는지 하나하나 입증한 건 아니지 않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서울고등법원 재판부는 내년 1월 12일 이 사건에 대해 판결을 선고한다. 네이버와 공정위는 같은 문제로 쇼핑 분야에서도 법정 다툼을 벌여왔다. 쇼핑 부문은 다음 달 14일 선고가 내려질 전망이다.
김국배 (verme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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