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보도본부 "'근조' 없는 검은 리본 착용, 자율적 결정"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KBS 보도본부가 뉴스 프로그램 출연자들에게 ‘근조’(謹弔) 글자가 없는 검은 리본을 착용하도록 한 결정이 행정안전부 지침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냈다.

KBS 보도본부는 3일 배포한 관련 입장문에서 “이태원 참사에 대한 애도의 뜻으로 출연자에게 검은 리본을 착용토록 한 것은 KBS 보도본부의 자율적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KBS 보도본부는 “‘압사 사고’가 ‘압사 참사’로 확인되어 가던 10월 30일 일요일 오전에 ‘너무나 큰 참사가 발생했다’고 판단해 방송에서도 ‘애도’의 표시가 필요하다고 결정한 것”이라면서 “이후 당일 오후 3시 10분쯤부터 애도 리본을 착용했다”고 설명했다.

‘근조’ 글자가 없는 검은 리본을 택한 이유에 관해선 “당시 아직 병상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던 중상자들도 많았던 상황에서 사망자에 대한 애도의 뜻을 담고 있는 ‘근조’ 글자가 없는 검은 리본이 더 적절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글자 없는 검은 리본이 더 깔끔해 보인다는 의견도 있었다”면서 “모두 KBS 보도본부의 자율적 결정이었다”고 강조했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이태원 참사 발생 하루 뒤인 지난달 30일 각 정부부처, 지자체 등에 ‘근조’ 글자가 없는 검은색 리본을 착용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후 오세훈 서울시장이 ‘근조’ 글자가 적힌 리본을 달고 회의에 참석한 등 혼선이 빚어지며 잡음이 나왔다. KBS 보도본부는 관련 논란에 휘말릴 것을 우려해 입장문을 낸 것으로 보인다.

KBS 보도본부는 “‘근조’ 글자가 없는 검은 리본을 착용하라는 행정안전부 공문(업무연락)은 10월 30일 밤 9시 30분 각 정부 부처와 지자체로 시행됐다”며 “시기적으로 KBS 보도본부가 검은 리본 착용을 결정해 스튜디오 출연자들이 검은 리본을 착용하고 나온 한참 뒤였고, KBS에는 관련 공문이 전파되지도 않았다”고도 밝혔다.

덧붙여 “스튜디오 출연 기자들에게는 검은 리본을 착용하도록 했지만, 출연 전문가들에게는 착용 여부를 자율적으로 판단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김현식 (ssik@edaily.co.kr)